행복청, 공공행정 패러다임 전환 ‘앞장’

비용은 낮추고 신뢰는 높이고, ‘보이지 않는 갈등’까지 찾아내는 선제적 행정의 지혜

2026-04-21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공공사업 현장에서 집단 민원이나 이해관계자 간의 대립으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갈등이 격화될수록 그로 인한 천문학적인 매몰 비용과 정책 불신이라는 사회적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가운데 ‘갈등’ 자체를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숙의의 한 과정으로 보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세종공동캠퍼스

바로 미래 대한민국을 짊어질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강주엽, 이하 행복청)이 그 주인공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3월, 세종공동캠퍼스 건설 현장에서 대형 국책사업의 존립을 흔들 만한 위기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기 단축 압박이 맞물리면서 발주처인 LH와 시공사 간의 공사비 증액 갈등이 폭발,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당장 그해 9월 개교를 손꼽아 기다리던 입주 예정 대학들과 학생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때 행복청은 관망자가 아닌 ‘선제적 중재자’로 전면에 나섰다.

행복청은 단순히 규정만 내세워 압박하기보다 국가정책사업의 상징성과 시민 편익이라는 공통 가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고, 밤샘 협상과 현장 조율 끝에 10여 일 만에 극적인 합의와 공사 재개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행복청은 국무조정실 주관 중앙행정기관 갈등관리 평가에서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달성하며 공공기관 갈등관리의 ‘국가대표’로 자리매김했다.

세종공동캠퍼스

행복청의 성과는 갈등이 터진 뒤에 나서는 사후 대응이 아니라, 발생 전 진단하고 처방하는 ‘예방의학’적 시스템 덕분이다. 행복청은 민원과 언론 동향을 상시 분석하여 보이지 않는 갈등 요인까지 선제적으로 포착해 관리한다.

2026년 현재 행복청이 관리하고 있는 14개의 과제에는 청년 주거 부담을 낮추는 ‘행복기숙사’ 건립부터 국가상징구역 조성 및 대통령 세종실 건립, 상가활성화 대책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이 망라되어 있다.

다양한 이용 주체와 운영기관 사이의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를 사전에 조율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국민 혜택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관리체계는 철저하게 국민과의 소통을 전제로 한다. 행복청은 각 과제의 단계별로 대국민 소통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다.

예를 들어 ‘상가활성화’ 같이 생활밀착형 현안의 경우, 수시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 채널을 가동한다. 이는 단순히 민원을 듣는 수준을 넘어, 정책 수립 단계부터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갈등의 씨앗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최형욱

행복청은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간접 소통은 물론, 갈등 발생 시 언론 인터뷰와 각종 SNS, 홈페이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며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행정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갈등관리 우수 부처로 선정되는 핵심 비결이다. 행복청은 2025년 7월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민간 위원 중심으로 전격 재구성, 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위원 중 6명을 민간 전문가로 채웠다.

행정 내부의 시각에 갇히지 않은 날카롭고 객관적인 심의와 자문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또한 갈등관리 전문기관과 연계하여 실무자들의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는 한편, ‘갈등영향분석’ 등 전문기법을 활용해 과학적인 예방 중심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청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고 관계기관과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등 ‘현장 중심 소통’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강주엽 행복청장은 “우리 청의 갈등관리 노력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선제적 갈등관리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공공사업의 안정적인 추진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와 신뢰라는 자산을 쌓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