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청에 퍼진 ‘사랑의 헌혈’ 현장을 가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 - “우리가 나누는 것은 단순한 피가 아닌 내일입니다” - 21년째 이어온 생명나눔, 전통이 된 아름다운 실천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 앞마당이 아침 일찍부터 분주해졌다. 평소라면 차분한 업무 공간이었을 이곳에 붉은 십자가가 선명한 헌혈 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주변은 이내 사람들의 온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공단이 마련한 ‘2026년 상반기 생명나눔 헌혈주간’의 생생한 현장이다.
최근 혈액 수급이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날 열린 사랑의 헌혈 행사는 단순한 사내 이벤트를 넘어 지역 사회의 작은 축제와도 같았다.
행사장 입구는 헌혈에 동참하려는 이들로 활기가 넘쳤다. 마스크를 쓴 채혈 관계자들은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 수칙을 안내했다.
혹시나 발걸음을 돌려야 할까 봐 문진표를 작성하며 긴장하는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생명을 나누겠다는 따뜻한 의지가 엿보였다.
이번 행사가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함께’라는 가치에 있었다. 공단 임직원들의 솔선수범은 물론이고, 세종시 아름동에 위치한 인근 공공기관 종사자들과 동네 주민들까지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발적으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의 발걸음이 한 방울, 한 방울의 혈액 주머니로 모여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진한 감동은 현장의 리더에게서도 전해졌다. 정장을 입고 헌혈 침대에 누워 기꺼이 팔을 뻗은 이경란 본부장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직접 헌혈에 참여한 이 본부장은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에도 담담하게 “헌혈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혈이 간절한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나눔이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이는 선택이 아닌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실천이며, 앞으로도 우리 공단은 책상 위가 아닌, 이처럼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현장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러한 행보는 어쩌다 한 번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아니다. 공단은 지난 2005년부터 무려 21년 동안,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거르지 않고 ‘생명나눔 헌혈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정적인 혈액 공급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셈이다.
헌혈을 마치고 버스를 내려오는 한 주민은 포카리스웨트 한 캔과 헌혈증서를 손에 꼭 쥔 채 “조금 따끔하긴 했지만, 내 피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모여 체온보다 뜨거운 감동을 만들어낸 하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에서 시작된 이 작은 기적의 불씨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거대한 불꽃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