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봉지재 없이 한계 극복한 태양전지 소개

2026-05-19     이성현 기자
봉지재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공동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효율과 수명 간의 상충 관계를 전자구조 제어 기술로 극복했다.

무겁고 비용이 많이 드는 밀봉 보호층(봉지재)을 완전히 걷어내고도 고온·고습 환경을 견디는 고효율 전지를 구현해 내며 초경량 우주 항공 전원이나 대형 AI 데이터센터의 분산형 전원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적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이정용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및 고려대 공동 연구팀이 유기 고분자의 에너지 준위를 정밀 설계하는 방식으로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반도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전하 전달 경로를 최적화하고 외부 차단막(봉지재)이 없는 상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가동 효율과 장기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하이브리드 전지가 실제 가동 전압에서 전하 운반체인 정공(Hole)이 특정 계면에 갇혀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전류-전압 곡선이 ‘S자형’으로 왜곡되며 효율이 급감하는 손실 메커니즘을 3차원 다중물리 계산 모사와 초고속 분광 분석(TAS)으로 규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면의 에너지 흐름을 단계적으로 정렬해 주는 깊은 에너지 준위의 신규 유기 고분자 ‘PM1’을 투입, 전하의 병목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자체 최고 효율 27.18% 및 세계 최고 수준의 공인 효율 26.71%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새로 도입된 PM1 층은 태양광의 근적외선 영역까지 추가로 흡수해 전력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강한 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을 띠어 수분 침투를 차단하는 ‘자체 방어막’ 역할을 겸비했다.

덕분에 보호 밀봉재가 전무한 극한의 고온·고습(85℃, 상대습도 85%) 환경 속에서도 3000시간 이상 초기 효율의 95%를 고수했으며 열화 속도를 계측하는 아레니우스 계산 모델 적용 시 상온(25℃) 기준 약 4년(3만5590시간) 동안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가혹 조건 수명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기존 학계가 소자 표면의 미세 결함을 메우는 일시적인 화학적 처리에 치중했던 반면 이번 연구는 두 이종(異種) 재료 계면의 전자 변수를 물리적으로 정렬해 손실의 근본 원인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층의 전기적 신호가 뒤엉켜 해석이 불가능했던 한계를 ‘전역 목표 분석 기반(GTA)’ 분광 해석과 ‘전압 의존 광발광 분석(Bias-PL)’을 결합한 신개념 계측 기법으로 돌파하며 바이오·물리제조 전 과정을 통합 완성했다.

이정용 교수는 "무거운 봉지재를 배제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이 전지가 건물일체형태양광(BIPV)이나 모빌리티 유연 전원을 넘어 향후 막대한 전력 소모가 예상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의 독립형 보조 전원 칩이나 초경량 우주 드론의 전력 플랫폼으로 직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실제 양산 라인과의 공정 호환성을 검증하는 한편 구조를 접고 늘릴 수 있는 ‘스트레처블 오리가미(종이접기)형 전지’로 발전시켜 우주항공 가혹 환경에 대응할 독자적 에너지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