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은 왜 동글동글할까요?”… 세종 해밀쑥쑥어린이집 동심의 선율
-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 변규리 회장 초청 동시 낭송회 개최 - ‘열린 어린이집’다운 따뜻한 소통,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행복한 공간” 한목소리 찬사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시 해밀쑥쑥 어린이집의 작은 교실은 20일 창밖을 적시는 봄비 소리 대신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와 보드라운 시(詩)의 선율로 가득 찼다.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 변규리 회장을 초청해 열린 ‘찾아가는 동시 낭송회’ 현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이 원장을 비롯한 교사 8명, 원생 17명, 그리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온 학부모 3명이 참석해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함께 나눴다.
◆ “세모나 네모였다면 아팠을 텐데”… 눈높이 낭송에 스며든 동심
“여러분, 밖에는 지금 뭐가 내리나요? 비가 내려요. 혹시 빗방울이 무슨 모양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요?”
변규리 회장이 다정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자, 한 아이가 “동그라미 모양이요!”라며 힘차게 손을 들었다. 교실 안에는 환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변 회장은 손동연 시인의 동시 《빗방울은 둥글다》를 시작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 여행을 이끌었다.
“만약에 빗방울이 세모나 네모였다면, 새싹이랑 풀잎들이 찔려서 얼마나 아팠겠니? 둥글어서 참 다행이지?”라는 변 회장의 부드러운 구절을 아이들은 옹알거리는 말투로 곧잘 따라 하며 시의 따스함을 마음속에 새겼다.
이어 변 회장은 공주의 대표 문인 나태주 시인의 《풀꽃》과 《오늘의 꽃》, 옥천의 정지용 시인의 《호수》, 그리고 이문희 동시작가의 《고마워》, 《비밀번호》, 《저울》 등 맑고 고운 영혼이 담긴 작품들을 연이어 낭독했다.
특히 《오늘의 꽃》을 낭송할 때는 “웃어도 예쁘고, 보지 않아도 예쁘고, 눈을 감아도 예쁘다. 오늘은 해밀쑥쑥 여러분이 제일 예쁜 꽃이다”라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바라보았고, 아이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꽃이 된 양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낭송이 끝나자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준비한 감사 꽃다발을 변 회장에게 안겨주며 훈훈함을 더했다.
◆ 부모와 교사, 원장이 한마디로 엮어낸 ‘어울림과 꿈’
시 낭송회가 끝난 후, 교실 한 편에서는 학부모들과 원장, 그리고 현장을 찾은 취재기자가 함께 둘러앉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어린이집의 발전 방향을 논하는 ‘소통의 시간’이 이어졌다.
박나은·최은솔·남아윤 아동의 어머니들은 어린이집에 대한 깊은 신뢰를 아낌없이 표현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 둘째가 발달이 조금 느린 편인데,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전문적인 시각으로 세심하게 관찰하고 케어해주셔서 정말 믿고 보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매일 다채롭게 바뀌는 놀이 환경과 친환경 식단에 대한 만족도가 정말 높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유치원 교사로 재직 중인 박나은 어머니는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고 현재 유치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지만, 막상 집에서 내 아이를 키울 때는 영아기 발달이나 정서 교육에 대해 모르는 부분도 많고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실 이곳은 처음에 우리 부부가 생각했던 1순위 어린이집이 아니었다. 그런데 원장님과 첫 상담을 나누자마자 다른 어린이집은 더 알아볼 필요도 없겠다는 확신이 들어 바로 등록했다”며, “원장님께서 서류상에 보여주기 위한 환경보다 ‘아이들의 정서와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시는 보육 초심과 철학을 들으며 깊이 매료됐다”고 고백했다.
음식에 대한 일화도 덧붙였다. “남편은 대충 우리 먹는 식자재를 같이 쓰면 되지 않느냐는 무던한 입장인데, 오히려 원장님께서 ‘그러면 안 된다, 아이들에겐 무조건 가장 좋은 것을 먹여야 한다’며 유기농 친환경 식단을 깐깐하게 고집하셔서 감동받았다”면서, “주변 지인들과 얘기할 때 ‘매일 놀이가 새로워지고 환경이 바뀌는데 선생님들이 너무 고생하시고 힘들지 않겠냐’며 도리어 애처로워할 만큼, 교사진의 전문성과 헌신적인 케어가 돋보이는 곳이라 전적으로 믿고 맡긴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해밀쑥쑥 어린이집은 지난해 11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로부터 3년간 ‘열린 어린이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어울림이 있는 어린이, 꿈이 있는 어린이, 놀이하며 자라나는 어린이’라는 원훈처럼, 부모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하고 따뜻한 보육 환경을 실천하고 있음을 현장에서 직접 증명해 보인 셈이다.
◆ 현장의 목소리… “아이들이 똑같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보육계의 화두인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에 대한 학부모들의 솔직한 제언도 나왔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모두 똑같이 소중하고 예쁜 아이들인데, 행정적인 서류 작업이나 PPT 자료를 잘 만드는 기관에 따라, 혹은 민간·가정·국공립이라는 유형에 따라 지원금이나 혜택이 달라지는 것은 늘 아쉬운 부분이었다”며, “우리 세종시의 재정이 더 좋아져서 모든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든 차별 없이 동일하게 좋은 지원을 받으며 자라날 수 있도록 언론에서도 많은관심을가져주실것”을 주문했다.
이에 최성이 원장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그저 행복이고, 아이들이 이곳에서 오늘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늘 믿음과 신뢰로 지켜봐 주시는 학부모님들이 계시기에 더욱 힘을 얻는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창밖의 빗방울은 새싹을 아프지 않게 하려고 둥근 모양으로 내린다는 동시의 구절처럼, 해밀쑥쑥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고 둥글고 예쁘게 자라나도록 사랑이라는 울타리를 낮게 쳐둔 채 온 동네를 품어 안고 있었다.
서로를 향해 “사랑합니다”라며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이들의 얼굴에 피어난 미소야말로 오늘 이 공간에 만개한 ‘가장 아름다운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