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패혈증 면역 과열 유발 미생물 세계 최초 규명

2026-05-22     이성현 기자
특정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동일한 병원균에 감염돼도 환자마다 중증도와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리는 치명적 감염 질환인 패혈증의 유발 원인이 감염 전 장내 미생물 조성에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서휘원·류충민 박사 연구팀이 충북대와 장내 특정 미생물 군집이 체내 면역세포의 민감도를 정상 범위를 넘어 극도로 예민한 상태로 프라이밍(Priming·사전 자극) 시켜 패혈증 발병 시 고염증성 폭탄을 터뜨린다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전적 배경이 동일한 실험용 마우스가 공급업체에 따라 패혈증 감수성과 표현형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현상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시작됐으며 분석 결과 감염의 생사를 가른 핵심 역원인자는 장내 ‘무리바큘라세아’ 세균 그룹 내부의 ‘상게리박터 무리스’ 균주로 특정됐다.

특히 연구팀이 미생물 생태계와 면역 반응 간의 직결성을 검증하기 위해 분변 미생물 이식(FMT) 실험을 수행한 결과 감염 저항성이 높던 마우스 집단에 상게리박터 무리스가 풍부한 장내 미생물을 주입하자 TLR4 의존성 과염증 반응이 유도되며 생존율이 급감했고 역으로 보호적 미생물 환경을 조성했을 때는 패혈증 중증도가 완화되는 가역적 반전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치료제가 전무한 항생제 내성균 감염이나 급성 중증 패혈증의 위험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군 선별용 바이오마커 기술 및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예방적 면역 조절 정밀의료 인프라 구축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연구책임자인 서휘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우리 몸의 면역 반응 강도를 조절해 감염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장내 미생물 기반의 감염 예측 및 면역 조절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생명연 장성한 박사와 김유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