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노화 촉진' 이중가닥 RNA 축적 현상 소개

2026-05-26     이성현 기자
FARSA의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 가짜 바이러스 신호가 노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승재 교수와 김유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포 내 이중가닥 RNA의 항상성 붕괴가 노화를 촉진하는 핵심 원인임을 밝혔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온라인판에 26일자로 게재됐다.

노화는 세포 내부의 정교한 균형이 무너질 때 가속화되는 현상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세포 속 RNA가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RNA 항상성 붕괴’를 노화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주목해 왔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 반응을 깨우는 이중가닥 RNA는 외부 감염이 없는 상황에서도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등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세포 내에 이 물질이 점차 축적되며 면역계를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해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을 대규모 스크리닝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세포 내 이중가닥 RNA의 과도한 축적을 막아 노화를 늦추는 핵심 분자로 ‘FARSA’ 단백질을 지목했다.

FARSA는 본래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아미노산(페닐알라닌)을 운반 RNA(tRNA)에 결합시키는 전형적인 효소로만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 학설을 뒤집고 이 단백질이 이중가닥 RNA와 직접 결합해 수준을 조절한다는 새로운 가설을 증명하는 과정이 연구의 가장 큰 난관이었다.

연구팀은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인 ‘알파폴드3(AlphaFold3)’를 전격 도입해 돌파구를 찾았다.

이를 통해 FARSA 단백질이 이중가닥 RNA와 물리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특수한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예측해 냈고 실제 세포 실험(Co-IP)을 통해 FARSA가 RNA 구조를 풀어주는 효소와 협력해 미토콘드리아발 이중가닥 RNA를 관리하고 있음을 검증했다.

이 시스템이 고장 나 이중가닥 RNA가 쌓이면 세포가 만성 염증 반응을 일으켜 노화가 촉진되는 원리다.

이번 연구는 RNA 항상성 붕괴가 노화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예쁜꼬마선충과 인간 세포 모델에서 공통으로 입증해 내며 진화적 보존성을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승재 교수는 “FARSA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함으로써 세포 내 가짜 바이러스 신호를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향후 노화 관련 질환의 원인 규명은 물론 만성 염증, 신경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시니어 질환을 조절하는 새로운 표적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실제 인체 조직과 환자 유래 시료에서도 동일한 기전이 작동하는지 검증하고 안전한 임상 적용을 위한 표적 물질 발굴 등 후속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