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헌재 판결’ 두고 정면충돌한 조상호ㆍ최민호 세종시장 후보
- 포문 연 조상호 캠프 “최민호, 행정수도 위헌 판결 옹호하나” 사죄 요구 - 맞받아친 최민호 캠프 “재판소와 판결 구분 못 해… 발언 왜곡 중단하라” -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 방향 같지만, ‘법치주의’ 공방으로 번져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둔 세종시장 선거전이 2004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을 둘러싼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 측과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 측은 양측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헌재 판결에 대한 해석과 법치주의 자질론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공방의 시작은 지난 24일 열린 KBS·선관위 주관 세종시장 후보자 토론회였다. 토론회 당시 조상호 후보가 과거 헌재의 ‘관습헌법’ 판결을 비판하자, 최민호 후보가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반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조상호 캠프의 이현정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내고 최 후보의 사퇴와 사죄를 요구했다.
조 캠프 측은 성명서에서 “최 후보가 행정수도 완성을 20년 넘게 가로막아 온 헌재의 위헌 결정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며 “이는 헌재 결정에 대한 정당한 비판조차 봉쇄하고 행정수도 완성 논의를 원천 차단하려는 태도”라고 규정했다.
이어 “2004년 관습헌법 논리는 서울 중심의 일극 체제를 고착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제약해 온 원인”이라며, "변화한 시대에 맞게 과거 판결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것이 세종시장의 상식적인 비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후보 캠프 측은 즉각 강력한 반박 성명을 내며 조 후보 측의 ‘법적 자질’과 ‘문해력’을 정조준했다.
최 캠프 측은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위헌 결정을 옹호했다’로 해석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왜곡”이라며 “재판소(기관)와 재판(판결)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또한 최 후보가 이제까지 행정수도 완성에 반대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캠프 측은 “최 후보는 2004년 위헌 판결의 문제를 원천 해소하기 위해 개헌해야 한다고 수없이 주장해 왔다”며, 이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대통령의 약속임을 강조했다.
오히려 최 후보 측은 조 후보가 토론회에서 보여준 태도를 역공했다. 헌법정신 위배 소지가 있는 ‘기소조작 특검법’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던 조 후보가, 정작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공개적으로 부정하며 법치주의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캠프 측은 민주당이 과거 개헌안 발의 시 행정수도 조항을 제외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책임을 최 후보에게 덮어씌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두 후보 모두 궁극적으로는 ‘개헌을 통해 세종시를 완전한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조상호 후보 측은 과거의 위헌 판결을 과감히 비판하고 넘어서야 한다는 ‘개혁성’에 무게를 둔 반면, 최민호 후보 측은 판결과 별개로 헌법기관의 권위와 법치주의 틀을 존중하면서 합법적인 개헌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세종시의 정체성과 직결된 ‘행정수도’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양측의 대리전과 프레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