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지도사 기술보다 '내면의 공부'와 '관계 맺기'가 먼저“

- 사)온누리청소년문화재단, 변규리시낭송아카데미, 시낭송지도사 자격시험 개최  - 이선경 시낭송지도사,변화하는 강의 환경과 무대 예술가의 자세  - 충청권 시낭송 문화의 독보적 산실, 변규리시낭송아카데미

2026-05-31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사)온누리청소년문화재단(이사장 김기복)유성 지회(지회장, 변규리)에서 미래의 시낭송 문화를 이끌어갈 '시낭송지도사 자격시험'이 지난 31일 엄숙하고도 열띤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시험은 전문적인 이론 지식을 평가하는 필기시험과 낭송가로서의 역량을 검증하는 실기시험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본격적인 시험 응시에 앞서, 향후 시낭송 지도자 및 리더로서 활동하게 될 수험생들을 위한 뜻깊은 특별 강연이 마련됐다. 

강연자로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지닌 이선경 강사가 초빙되어 약 10분간 '시낭송 지도자의 역할과 영향력'을 주제로 진솔하고 심도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험생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이 강사를 맞이하며 강연에 집중했다.

이선경 강사는 "지도자는 곧 리더를 의미하며, 리더의 길에는 단순히 시를 공부하는 것 이상의 어려움이 따른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강사가 꼽은 지도자의 가장 큰 고민이자 핵심 과제는 다름 아닌 '관계 매칭(인간관계)'이었다.

그는 "나 홀로 방에서 공부하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문을 나서는 순간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 각양각색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라며, 지도자로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고충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특히 좋은 취지로 시작한 강좌나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은 민원을 접하게 될 때 지도자들이 겪는 사기 저하와 당혹감을 언급하며,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강사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선배나 스승에게 조언을 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상대방이 민원을 넣거나 지적을 할 때는 반드시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이를 공개적인 단톡방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개인적인 대화나 전화를 통해 차분히 소통하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유연한 관계 대처법을 제시했다.

이어 이 강사는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공유했다. 과거에는 강사가 준비한 자료만으로도 충분히 수업이 주도되었지만, 지금은 수강생들이 스마트폰과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시대라는 점을 짚었다.

또한 "이미 회원들이 AI를 통해 더 많은 자료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왜 굳위 우리를 찾아오겠는가"라고 자문한 이 강사는 "뛰어난 매체와 뛰어난 수강생들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매체를 잘 활용해 수강생들에게 얼마나 쉽고 가치 있게 되돌려주느냐가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시낭송 지도자는 단순히 시를 가르치는 창작자가 아니라 발끝부터 눈빛, 무대에서 내려가는 뒷모습까지 하나의 장면을 연출하는 '무대 예술가'임을 주지시켰다.

이 과정에서 수강생들 중 유독 개성이 강하거나 튀는 이들이 있더라도 "그 흐름을 막지 말고 자연스럽게 같이 갈 수 있도록 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선경 강사는 20년 가까이 '거북이처럼 꾸준히 걸어온'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대면 활동과 도서관·평생학습 강좌가 중단되었던 시기를 언급했다

외부 활동이 멈춘 3년의 공백기를 오히려 '허물을 벗고 깊이 있는 공부에 매진하는 자산의 시간'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도자라는 자리에 서서 마이크를 잡았다고 해서 우쭐해져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보다 학식이 높고 똑똑한 수강생들이 늘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무조건 '잘한다' 칭찬만 하다 보면 실력이 늘지 않고, 반대로 너무 강하게 지적하면 관계가 깨지기 쉽다"며, "이 어려운 관계 맺기 속에서 지도자가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오직 '내면을 쌓는 공부'뿐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격증 취득에 머물지 말고 "음성학, 낭독, 내레이션 등 연계 분야의 공부를 지속하며 자신만의 중심 가지를 뻗어 나가야 하며, 때로는 대가 없는 서포트나 봉사 활동처럼 보이는 작업들도 결국 밤새워 워드를 치며 축적한 자신만의 견고한 자산이 된다"고 격려했다.

끝으로 이 강사는 "전국적인 대형 단체 외에 지역에서 이처럼 체계적으로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시낭송의 자전축을 만들어가는 곳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청·대전 지역에서 독보적인 길을 개척해 온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수험생 여러분에게 큰 행운이다. 유리처럼 섬세한 인연과 관계를 조심스럽게 잘 가꾸어 나가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특강이 끝난 후 변규리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회장(시낭송아카데미 원장)은 "내가 행복하고 온전한 리더가 되기 위해 내면을 튼튼히 하는 공부를 지속하라는 말씀, 그리고 귀하게 맺은 관계를 마지막까지 조심스럽고 아름답게 연결해 가라는 깊이 있는 울림을 주신 이선경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현장의 감동을 정리했다.

이날 자격시험에 응시한 예비 지도자들은 기술적 낭송을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와 내면의 깊이'를 갖춘 진정한 문화예술 리더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필기 및 실기 전형에 진지하게 임했다. 

대전·충청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뻗어 나갈 변규리시낭송아카데미 출신 지도자들의 향후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