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천문대 ‘별과 詩와 노래’ 현장을 가다

-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가 주관한 제417회차 '별빛 속의 시와 음악회 성황 - 초여름 밤하늘을 수놓은 낭송가들의 뜨거운 고백과 눈물, 위로의 대향연

2026-06-04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초여름의 길목에 선 2일 저녁 7시 30분, 대전시민천문대는 온전히 별빛과 시, 음악의 선율로 가득 찼다.

대전시민천문대가 주최하고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가 주관한 제417회차 '별빛 속의 시와 음악회(별과 詩와 노래)'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로를 선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낮 동안의 열기가 조금씩 식어가는 시간, 천문대 돔 안으로 들어선 관객들을 맞이한 것은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 최성이 재무국장의 매끄러운 사회와 민경석의 오프닝 색소폰 연주였다.

애절하게 울려 퍼지는 색소폰 소리에 이어 황가람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변규리의 한용운 시 '님의 침묵' 낭송, 최형순의 심훈 시 '그날이 오면' 낭송, 그리고 테너 김기열이 부르는 '리멘시타(L'immensità)'가 이어지며 1부의 막이 화려하게 올랐다.

이어지는 2부 별자리 설명 시간에는 밤하늘의 경이로움이 눈앞에 펼쳐졌다. 해가 진 직후 서쪽 하늘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두 개의 천체, 바로 금성과 목성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어 봄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바다뱀자리(히드라자리)와 은하수 너머 머나먼 은하단들의 이야기가 끝날 때쯤, 천문대 안은 이미 깊은 감성의 바다로 변해 있었다.

3부의 하이라이트는 '사랑과 그리움의 애송시 낭송'이었다. 시낭송 아카데미를 통해 치열하게 연습해 온 낭송가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를 때마다, 돔 내부에는 숨소리조차 잦아들었다.

첫 문을 연 김명희의 복효근 시인의 '목련 후기'를 통해 지는 모습마저 사랑의 상처로 껴안으려는 절절한 마음을 토해냈다. 이어 유보경의 이동진 시 '삶'을 낭송하며 "우리는 이렇게 기쁘게 살아야 한다… 얼마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아픈 곳을 긁고 살까"라는 구절을 읊조릴 때, 객석 곳곳에서는 나직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신수경의 읊은 유대준 시 '살구나무'는 어머니의 주름진 삶과 푸른 젊은 날을 교차시키며 가슴 먹먹한 눈물을 자아냈고, 종수진의 이해인 시 '친구야 너는 아니'를 통해 "아름답기 위해서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봄비처럼 고요하게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 싶은 내 마음"을 따뜻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건넸다.

마지막으로 이유진 낭송가가 작가미상의 '천년 사랑'을 "네가 한강에 백원을 빠뜨렸을 때 그것을 찾을 때까지 우리 사랑하자"며 애틋하고도 영원한 사랑의 고백으로 장식하자 천문대는 뜨거운 박수갈채로 가득 찼다.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출연자들과 관객들의 소회는 이번 음악회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서로의 영혼을 치유하는 시간이었음을 증명했다.

참석자들은 "좋은 무대에서 평소 가장 좋아하던 시를 암송하고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욕심이 나는 시간이었다"며 지도해 준 변규리 회장에게 감사를 전했다.

매끄러운 진행으로 감동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낸 최성이 사회자는 "스타트를 끊으며 조금 버벅거려 죄송했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보람찼다"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한 관객은 "바쁜 일상과 업무 속에서 머리가 너무 아팠는데, 오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시와 음악을 눈을 감고, 또 눈을 뜨고 누워서 듣는 순간 완벽하게 힐링이 되었다. 감성 어린 목소리들의 여운이 가슴에 그대로 와닿았다"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또 다른 이는 "평생 산업 디자인만 하며 혁신과 창의라는 단어 속에 삭막하게 살아왔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를 접하고 오늘 이 자리에 와보니 우리 한국말이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지, 시가 사람의 감성을 표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이번 행사는 대전시민천문대라는 특별한 공간 안에서 인간의 가장 순수한 감성인 '시'와 '별'을 결합해,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준 최고의 현장 취재였다.

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는 오는 6월 10일 신상송 아카데미 28기 개강을 앞두고 있으며, 다가오는 7월 14일에도 대전시민천문대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시민들을 찾을 예정이다.

또한, 6월 23일 저녁 6시 30분에는 한밭대학교에서도 또 하나의 감동적인 시낭송 콘서트가 예고되어 있어, 초여름 대전 전역이 시 향기로 가득 물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