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남부경찰서, '안전 도시 세종'을 향한 두 가지 동행
- 도시의 인프라를 바꾸다… 4개 기관이 뭉친 '셉테드' 협약식 현장 - "선배의 연륜과 후배의 열정이 만나다"… 시니어폴리스 합동 순찰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의 치안 패러다임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지역 맞춤형 치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세종남부경찰서가 지역 공기업과 시민단체, 그리고 은퇴한 베테랑 경찰관들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공동체 치안 구축에 나섰다.
범죄 취약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환경 설계(CPTED·셉테드) 사업부터 퇴직 경찰관들의 노하우를 녹여낸 밀착형 순찰까지, 안전한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현장을 담았다.
화창한 초여름 날씨를 보인 9일 오후 2시, 세종남부경찰서 3층 세종실에 지역 치안과 발전을 이끄는 주요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세종남부경찰서장과 이창기 대전경실련 이사장, 김재오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장, 김민수 한국중부발전 세종발전본부장 등 관계자 18명이 참석한 이 자리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선언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각 기관의 실무 협조와 자금 지원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실질적인 민·관·경 협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구조는 명확하다.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와 한국중부발전 세종발전본부, 그리고 지난해 7월 미리 협약을 맺었던 한국남부발전 신세종빛드림본부까지 힘을 보태 범죄예방 환경개선(CPTED) 사업을 위한 실행자금을 기부한다.
이 소중한 재원을 바탕으로 대전경실련 도시안전디자인센터가 세종시 내 범죄 우려 지역을 정밀 진단해 환경개선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면, 세종남부경찰서가 계획 검토부터 현장 감독, 사후 평가까지 책임지며 사업의 내실을 기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시민단체의 아이디어, 경찰의 치안 전문성이 결합하여 세종시의 어두운 골목길과 취약지들이 대대적으로 정비될 청사진이 완성된 것이다.
김영대 서장은 서명식을 마친 뒤 환한 표정으로 "범죄예방은 경찰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핵심"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범죄 취약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세종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안전한 도시환경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8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상가와 어진중학교 일대 통학로에서는 조금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다. 늠름한 제복을 입은 현직 경찰관들 사이에 연륜이 묻어나는 매서운 눈빛의 은퇴 경찰관들이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순찰을 돌고 있었다.
세종남부서 청사지구대가 치안 사각지대 해소와 청소년 보호를 위해 야심 차게 가획한 '시니어폴리스' 합동 순찰 현장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자전거 절도는 물론 청소년 대상 마약 및 도박 등 중독성 범죄, 그리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이상동기 범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수십 년간 치안 현장을 누빈 베테랑 선배들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김원동 청사지구대장(경감)을 필두로 한 순찰대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을 집중 운영 기간으로 정하고 꼼꼼한 방범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등하교 시간대에는 학교 주변과 학원가를 집중적으로 돌며 청소년 유해 환경을 차단하고, 전직 경찰관 특유의 날카로운 안목으로 재개발 지역이나 공가 밀집 지역, 어두운 골목길을 정밀 진단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한다.
또한 자전거 절도가 잦은 지하철역과 상가 인근에서는 경고 텍을 부착하고 잠금장치를 확인하는 등 주민 밀착형 예방 활동에도 땀방울을 흘렸다.
이날 순찰대원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중심상가를 찾아 "시니어가 지키고 경찰이 함께하는, 우리 동네 안심 한 걸음!"이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범죄 예방 캠페인도 병행했다. 길을 지나던 주민들은 전·현직 경찰관들의 든든한 동행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현장을 지휘한 김원동 청사지구대장은 "수십 년간 시민의 안전을 지켜온 선배 경찰관들의 축적된 노하우와 현직 후배들의 열정이 결합해 엄청난 치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통학로를 만들고, 보이지 않는 치안 사각지대까지 꼼꼼하게 살펴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일상의 평온함을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사지구대는 앞으로도 시니어폴리스와의 정기 간담회를 통해 순찰 중 발견된 취약 요소를 즉각 공유하고 개선하는 한편, 구청 및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범죄 예방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민간과 공기업의 지원으로 도시의 외형을 안전하게 디자인하고, 전·현직 경찰관들의 결속으로 틈새 치안을 메워가는 세종남부경찰서의 노력이 '범죄 제로 도시 세종'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