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정재욱·박동일 교수팀, 인간 폐 오가노이드 모델 구축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및 충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정재욱·박동일 교수 연구팀이 흡연과 관련된 다양한 호흡기 질환 및 폐암의 발생 기전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인간 폐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기반의 만성 흡연 노출 연구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충남대·충남대병원 연구진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이뤄낸 쾌거로 인용지수(IF) 12.9에 달하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지난 6월 8일 자로 게재됐다.
이번 논문에는 충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이주은 박사와 충남대 의과대학 이다혜 대학원생(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정재욱·박동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기존의 흡연 관련 연구 모델들은 담배 연기 속 일부 성분만을 추출해 실험하거나, 짧은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세포를 노출시키는 ‘급성 분석’에 그쳐 실제 장기 흡연자의 폐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담배 연기 속 기체상 성분과 입자상 성분을 모두 온전하게 반영한 ‘만성 전(全)담배연기추출물 모델’을 도입했다. 이 모델을 사람의 폐 조직을 그대로 모사한 3차원 폐 오가노이드에 적용함으로써, 실제 장기간 흡연 환경에 노출된 인간의 호흡기 상태를 정밀하게 구현해 냈다.
연구팀은 사람의 폐 조직으로부터 직접 오가노이드를 배양한 뒤 만성 흡연 노출 모델을 적용했으며, 세포 생존율부터 미토콘드리아 기능, 산화스트레스 반응, 나아가 유전체 변화에 이르기까지 전주기 분석 과정을 외부 기관의 도움 없이 자체 기술로 완수했다.
실험 결과 장기간 흡연 환경에 노출된 폐 상피세포와 폐 오가노이드는 독성 물질에 의해 쉽게 죽지 않는 ‘세포 사멸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 기능은 비정상적으로 유지됐으며, 유해 환경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려는 ‘NRF2 항산화 방어 기전’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흡연으로 인해 유도되는 특이적인 유전체 변화 패턴도 함께 관찰했다.
이는 흡연이 단순한 폐 세포 손상을 넘어 세포가 유해 환경에 장기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암 발생 초기 단계로 변모하게 만드는 핵심 관문임을 생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섬유화증, 폐암 등 흡연이 주 원인이 되는 다양한 난치성 호흡기 질환의 발생 경로를 밝혀낼 중대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동 교신저자인 정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충남대 의과대학과 병원 연구진이 환자의 조직 확보부터 3차원 오가노이드 배양, 흡연 노출 모델 구축, 분자생물학적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온전히 자체 기술력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 이 오가노이드 고도화 기술을 적극 활용해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던 난치성 호흡기 질환과 폐암의 조기 진단 및 환자 맞춤형 정밀의학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