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차세대 자가발전 섬유 센서 개발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원래 길이의 약 6.7배까지 늘어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는 차세대 자가발전 섬유 센서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김미소 교수 연구팀이 기존 압전 섬유 센서의 치명적인 한계였던 내구성 문제를 극복하고 극심한 반복 변형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고신축성 자가발전 압전 섬유 센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힘을 받으면 스스로 전기를 생성하는 압전 고분자는 가볍고 유연해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 센서의 단골 소재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 착용 환경처럼 센서가 반복적으로 늘어나고 구부러질 경우 전기를 모으는 전극층과 전기를 만드는 압전층 사이의 경계면이 찢어지거나 손상되면서 신호가 급격히 약해지는 고질적인 내구성 문제가 있었다.
성능 향상을 위해 섬유를 전화기 선처럼 꼬아놓은 코일 구조로 만들면 신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틀림이나 반복 변형이 가해질 때 섬유 내부 조직이 파괴돼 전기적 안정성을 유지하기가 극도로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센서를 이루는 미세 소재부터 전극, 전체 구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기계적 충격을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계층적 복원 설계 전략을 통해 난제를 정면 돌파했다.
첫째로 압전 나노섬유 내부에 탄성 고분자인 SEBS 미세 입자를 촘촘히 주입했다.
이는 마치 벨크로처럼 입자와 섬유가 물리적으로 강하게 맞물리는 구조를 형성해 가해지는 응력을 사방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섬유가 크게 늘어나도 원래 형태로 부드럽게 되돌아오도록 돕는다.
둘째로 기존의 딱딱한 금속 전극 대신 유연한 전전성 고분자 전극 소재인 PEDOT:PSS(전도성 고분자:폴리스티렌)를 도입했다.
특히 압전층과 전극층이 만나는 경계면을 칼로 자른 듯 나누지 않고 농도가 완만하게 변화하며 결합하는 경사형 계면으로 공정했다. 덕분에 서로 다른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결합력을 유지해, 비틀림과 구부러짐 속에서도 전극이 떨어져 나가지 않고 완벽한 전기적 연결성을 보장한다.
연구팀이 이를 코일 형태로 제작해 실험한 결과 센서를 원래 길이의 최대 668%까지 늘리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출력 저하 없이 일정한 압전 신호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나아가 코일 구조뿐만 아니라 묶음 형태인 매듭 구조로도 센서를 구현해 냈다. 갑작스러운 강한 충격이나 거친 마찰이 반복되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기계적·전기적 신뢰성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개발된 센서에 인공지능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접목한 결과 센서에 가해지는 자극이 눌림인지, 구부러짐인지, 혹은 늘어남인지를 스스로 정확하게 분류하고 구분해 내는 정밀 모니터링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번 기술은 허리, 목, 관절, 근육 등 큰 움직임과 지속적인 인체 변형이 일어나는 부위에 패치나 의복 형태로 장기간 부착해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정량 측정하는 재활 의료기기에 즉시 응용 가능하다.
또 낙상 및 외부 충감 감지 시스템, 스포츠 동작 분석, 소프트 로봇의 촉각 센서 등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성이 매우 크다.
김미소 교수는 "섬유 구조 설계와 전극 계면 공학을 융합해 기계적 내구성과 전기적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한 자가발전 센서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향후 다채널 센서 배열 기술을 추가 도입해 인간의 피부처럼 복합적인 움직임을 한층 정밀하게 감지·분류하는 신뢰성 높은 자가발전형 웨어러블 진단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