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현실과 가상 잇는 ‘실·가상 융합기술’ 공개

2026-06-19     이성현 기자
ETRI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물리적 현실 세계와 디지털 가상 공간의 경계를 완벽하게 허무는 차세대 공간융합 핵심 기술을 일반에 공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가상융합산업대전’에 참가해 현실과 가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공간컴퓨팅 및 가상융합 인프라 기술 6종을 선보였다고 19일 밝혔다.

ETRI는 사용자의 말과 행동, 미세한 상황 변화까지 인지해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가상 AI 휴먼 에이전트 기술’을 공개했다. 기존의 가상 인간이 정해진 답변만 반복하는 수동적 구조였다면, 이 기술은 실시간 공감 인터랙션을 지원한다.

디지털 컨시어지, 지능형 키오스크 등 고객응대 서비스는 물론 AI 글래스를 활용한 비서 서비스, 고령자 마음돌봄 및 디지털 치료제 등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산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공개된 ‘액티브 역감 렌더링 햅틱 글러브 기술’은 가상 공간의 한계를 촉각으로 뛰어넘었다. 단순한 진동 효과를 넘어 실제 물체를 만지는 듯한 압력과 힘의 변화를 손끝에 정밀하게 전달한다.

서로 다른 원격지에 있는 사용자들이 시선을 맞추며 가상 악수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의 원격 교감 상호작용을 지원해 비대면 원격 회의, 실감형 교육·훈련, 원격 체험 및 가상 공연 분야의 몰입감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산업용 시뮬레이션 영역을 위한 ‘1TB급 대규모 물리 시뮬레이션 데이터 고속 가시화 기술’도 베일을 벗었다.

가상 소형 모듈원자로(SMR)의 노심 및 열수력 해석 데이터를 신속하게 검증하기 위해 개발된 이 기술은 대용량 데이터 경량화 기술과 다중노드 병렬처리를 적용했다.

기존 초당 9프레임(fps) 수준에 머물던 시각화 처리 속도를 20fps까지 2배 이상 향상시켰으며, 향후 항공·우주·조선 등 수십억 셀 기반의 초정밀 해석 가시화가 필요한 중공업 분야에 고루 쓰일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 환경을 혁신할 ‘특수효과 자동 생성 AI 기술’도 등장했다.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프롬프트와 영상의 맥락을 AI가 스스로 이해해 고품질의 특수효과(VFX)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온프레미스 기반으로 작동해 보안성이 우수하며, 레이어 영상 생성과 기존 편집 툴 플러그인 연동을 완벽히 지원해 영화, 드라마는 물론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들의 작업 효율을 극대화한다.

영상 촬영 및 중계 부문에서는 고비용 다카라 구조를 파괴한 혁신이 돋보였다. ‘싱글 카메라 기반 자유시점 입체영상 생성 기술’은 수십 대의 카메라가 필요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단 1대의 카메라만으로 입체적인 자유시점 공연 영상을 제작·편집할 수 있게 돕는다.

실감형 인터랙티브 전시, 고효율 미디어 커머스, 구독형 팬덤 플랫폼 등 가성비 높은 3D 콘텐츠 양산의 핵심 동력이 될 기술이다.

넓은 개방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 추적하는 ‘고속 다중객체 추적 기반 자유시점 실시간 중계 기술’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다수 움직임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스포츠 경기장이나 대형 문화공연 무대의 현장감을 가상 재현 공간과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연결해 준다. 경기장 내 다양한 각도에서의 몰입형 중계 서비스나 대규모 가상 엔터테인먼트 연계 플랫폼 구축에 즉각 활용이 가능하다.

ETRI는 행사 기간 중 사업화 유망기술 설명회를 동시 가동해 이번에 출품된 6개 기술 외에도 ▲AI 기반 에셋 지식화 기술 ▲비정형 동적 뉴럴 에셋 생성 및 편집 기술 등 고부가가치 기술의 민간 이전 및 협력 방안을 적극 소개했다.

이정익 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장은 “미래의 인공지능은 물리적 로봇 형태를 넘어서, 가상 공간과 AI가 하나로 결합된 '실·가상 융합 지능 시대'로 진화할 것”이라며 “상호작용, 가시화, 공간확장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공간컴퓨팅 및 가상융합 산업의 패권을 쥘 수 있도록 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