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잉크젯으로 단일 기판 적층형 QD-OLED 집적 기술 구현

2026-07-02     이성현 기자
ETRI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들과 협력해 차세대 QD-OLED 패널의 구조적 한계를 줄일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구현했다.

하나의 기판 위에 OLED와 QD 색변환층을 쌓는 방식으로, 더 얇고 정밀한 디스플레이 구현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산테크, 덕산네오룩스㈜ 등과 공동으로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활용해 ‘단일 기판 적층형 QD-OLED’ 패널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되며 기술의 독창성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QD-OLED는 OLED가 내는 청색 빛을 양자점(QD) 소재가 적색과 녹색으로 바꿔 선명한 색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현재 상용 QD-OLED는 일반적으로 청색 OLED 발광 기판과 QD 색변환 기판을 별도로 제작한 뒤 접합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이 경우 두 기판 사이에 충진재층이 필요하고, 기판 정렬과 합착 공정이 추가돼 패널 두께와 제조 복잡도가 증가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줄이기 위해 청색 OLED 광원 위에 박막봉지(TFE)층을 형성하고, 그 위에 블랙 픽셀 정의층(Black PDL)과 QD 색변환층을 직접 쌓는 구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QD 기판을 붙이지 않고도 하나의 기판 위에서 OLED 발광층과 QD 색변환층을 연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공정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ETRI가 보유한 패널 집적 공정 역량과 국내 소부장 기업의 소재·장비 기술이 결합된 결과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와 100℃ 이하 저온 Black PDL 소재·공정, QD 잉크 소재 기술을 하나의 제조 흐름으로 결합한 데 있다. 단위 소자 수준의 실험에 그치지 않고 6인치급 패널 수준에서 공정을 검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폴더블 OLED에 적용되는 COE(Color-filter-on-Encapsulation) 기술 개념을 잉크젯 기반 QD-OLED 소자에 확대 적용하고, 이를 패널 수준까지 구현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COE 구조가 주로 외부 빛 반사 저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Black PDL 격벽 내부에 QD 색변환층까지 직접 형성해 색변환 기능을 하나의 기판 위에 집적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QD 색변환층은 청색 OLED 빛을 적색과 녹색으로 바꾸는 핵심층이다. 높은 색변환 효율을 얻으려면 QD 색변환층이 충분한 두께로 형성돼야 하고, 이웃 화소 사이의 빛 번짐을 막기 위해서는 화소를 구분하는 Black PDL 격벽이 높고 정밀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Black PDL 소재는 높은 격벽을 형성하기 어렵고, 고온 공정 중 아래쪽 OLED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덕산네오룩스㈜는 OLED 소자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100℃ 이하의 저온 공정에서도 안정적으로 형성 가능한 고종횡비 Black PDL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고산테크는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 공정에 적용 가능한 헤드 모듈과 공정 제어 기술을 제공했다. 다수 노즐 기반 잉크젯 헤드를 활용하면서도 QD 잉크를 미세 화소 영역에 정밀하게 토출하고 안정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 공정 기반을 마련했다.

ETRI는 이들 소재·부품·장비 기술을 통합해 단일 기판 적층형 QD-OLED 패널 제작 공정을 최적화했다. 연구진은 6인치 기판 위에 총 18만 4,800개의 서브픽셀을 갖는 QD-OLED 패널을 구현했으며, 141ppi 수준의 화소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65인치 8K TV급 디스플레이에 요구되는 화소 밀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단일 기판 적층형 QD-OLED 기술은 패널 두께를 줄이고, 기판 합착 공정을 단순화하며, 정렬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대형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는 물론, 얇은 폼팩터와 높은 화소 집적도가 요구되는 혼합현실(MR)·확장현실(XR)용 디스플레이 분야로도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 권병화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제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 기술과 QD 색변환층, Black PDL 적층 화소 구조를 결합해 차세대 QD-OLED의 산업적 방향성을 제시한 성과”라며 “소재부터 공정, 패널 제작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기술 기반을 확보한 만큼 향후 초고해상도 혼합현실(MR)·확장현실(XR)용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산업기술혁신사업 ‘Flexible QD-OLED용 Inkjet Printing 소재·부품·장비 개발’과 ETRI 기본사업 ‘초실감 공간 소자 기술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