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소방본부, ‘단 한 줄의 단서도 놓치지 않는다’
- 스마트워치의 오류, '카카오톡 프로필'로 뚫어낸 골든타임 - 북부소방서, 고복저수지 뒤흔든 수난구조 특별훈련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첨단 IT 기기의 기술적 한계로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인명 구조 현장에서 세종소방본부 대원들의 기지와 집념이 한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같은 시기, 소방당국은 여름철 급증하는 수난사고에 대비한 실전 훈련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지역 안전망을 촘촘히 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경, 세종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의 침묵을 깨고 긴급 자동 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연서면의 한 주택에서 쓰러진 응급환자의 스마트워치가 충격을 감지하고 스스로 구조 신호를 보낸 것이다.
신고는 접수됐으나 청천벽력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스마트워치가 보내온 위·경도 좌표와 기지국이 잡은 위치 값이 서로 달라 환자의 정확한 주소지를 특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각이 여삼추인 상황에서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자 곧바로 '인간적 기지'를 발휘했다. 근무자들은 환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카카오톡에 급히 등록한 뒤, 프로필 사진들을 샅샅이 분석하기 시작했다. 화면을 수차례 확대해가며 단서를 찾던 중, 사진 배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A상점'의 상호를 포착해냈다.
상황실은 즉시 A상점으로 전화를 걸었다. 확인 결과 그곳은 응급환자의 자녀가 운영하는 가게였다. 극적으로 환자의 정확한 주소지를 확보한 소방당국은 구급대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구급대가 연서면 주택에 도착했을 때, 환자는 이미 마당에 쓰러져 의식을 잃어가는 위험한 상태였다.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마친 환자는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기계의 오류를 인간의 집념으로 극복해 낸 순간이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자동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도 어떤 악조건 속에서든 신속·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쪽에서 숨 막히는 구조 극무비가 펼쳐지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다가올 여름철 재난에 대비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
세종북부소방서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나흘간 연서면 고복저수지 일원에서 집중호우 및 물놀이 사고에 대비한 '여름철 수난사고 특별구조훈련'을 전개했다.
이번 훈련은 여름철 불시에 발생하는 수난사고에 대비해 구조대원들의 실전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고 현장 중심의 신속한 수색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훈련 내용은 ▲구조보트 및 제트스키 조작 ▲스킨장비를 이용한 수상 맨몸구조 ▲드로우백·구명부환 등 수난구조장비 숙달 ▲소방드론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 등이다.
훈련에 참여한 대원들은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속에 드로우백을 던지고 제트스키를 몰며 땀방울을 흘렸다.
특히 소방드론과 수상 구조대를 연계한 입체적 수색 훈련은 현장 지휘부와 대원들 간의 긴밀한 호흡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황규빈 대응예방과장은 현장에서 “여름철은 태풍과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수난사고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라며, “철저하고 지속적인 실전 훈련을 통해 세종시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안심하고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구조 대응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스마트워치의 오류를 깨부순 상황실의 기지와, 고복저수지의 거친 물살을 가르며 실전 체력을 다진 대원들의 노력은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바로 '시민의 생명 보호'다. 기술이 놓친 빈틈을 메우고, 다가올 자연재해의 위협을 앞서 차단하려는 세종소방본부의 총력 대응이 있기에 세종시의 안전 전선은 오늘도 '이상 없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