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암흑물질 ‘액시온’ 가짜 신호 완벽 규명...‘단계적 검증 표준’ 제시

2026-07-13     이성현 기자
1.036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우주의 비밀을 풀 유력한 암흑물질 후보인 가설 입자 ‘액시온(axion)’의 발견 단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관문으로 꼽히는 ‘후보 신호 검증’의 세계적 기준을 정립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암흑물질 액시온 그룹 윤성우 CI 연구팀이 기존 탐색 데이터 분석 중 보류됐던 구간에서 발견된 1.036 GHz 액시온 후보 신호의 진위를 독립적인 실험 장치와 고감도 재탐색 공정으로 정밀 검증하고 액시온 존재 후보 영역을 과학적으로 배제 및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 물리학의 거대한 장벽인 ‘CP 대칭성 문제’를 풀기 위해 제안된 액시온은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일반 물질과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우주 질량의 약 8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의 핵심 입자다.

이 입자는 강한 자기장 안에서 아주 미세한 마이크로파 전자기 신호로 변환되는데, 극저온 공진기 환경에서 잡음을 극한으로 억제하며 운용해야 하는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감도 기술이 요구된다.

IBS 연구진은 축적된 고감도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정보 누락으로 제외됐던 1.033~1.037 GHz 주파수 구간을 보완해 재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1.036 GHz 부근의 단일 주파수가 아닌 좁은 폭의 스펙트럼과 공진기 응답 특성이 실제 액시온 신호 모델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후보 신호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유력 신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치밀한 이단계(Two-step) 재탐색 과정을 설계했다.

1단계로 자기장과 공진기 부피가 작아 민감도는 낮지만 수일간 집중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연구단 내 별도의 독립 시스템에 특제 공진기와 '조셉슨 매개변수 증폭기'를 결합해 수주간 검증을 진행했고 신호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어 2단계로 최초 발견 장비인 '12TB 액시온 탐색 장치'에 초기 탐색 당시에는 쓰지 못했던 조셉슨 매개변수 증폭기를 전격 투입, 수배 향상된 민감도로 재측정을 수행했으나 최종적으로 두 실험 모두에서 신호가 재현되지 않아 실제 액시온이 아닌 '일시적 잡음 신호'인 것으로 규명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검증 과정은 고도의 실험 물리학적 인내와 정밀성을 요구했다.

하나의 극도로 좁은 주파수 대역에서 수 주 이상 연속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은 액시온 탐색 실험에서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에, 시스템 변수들의 시간적 변동과 편향을 일일이 추적하고 인위적 신호 개입 가능성까지 완벽히 차단해야 했다.

특히 사용된 12T급 탐색 장치는 극저온 환경 조성을 위해 액체 헬륨으로 냉각하는 시스템으로, 측정 회로를 한 번 수정할 때마다 막대한 시간과 헬륨이 소요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실험 설계 단계부터 오차 없는 도면을 구축하고, 실험 중에도 액체 헬륨의 공급 상태와 회수되는 헬륨 기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장치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켰다.

결과적으로 후보 신호는 배제됐지만 연구팀은 해당 주파수의 주변 대역인 1.026~1.045 GHz 구간을 더 높은 민감도로 재탐색해 과학적 차별성을 확보했다.

이전의 KSVZ 수준을 뛰어넘어, 액시온 신호 세기의 대표적 이론 모델인 ‘DFSZ 모델’에 근접하는 측정 정밀도를 달성해 냄으로써 이론적 한계 영역에 도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액시온 탐색 학계가 단순히 낮춘 잡음 경쟁을 벌이는 단계를 넘어, 실제 포착된 암흑물질 후보를 어떻게 공인하고 판정할 것인가에 대한 독보적인 실험적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성우 CI는 “이번 성과는 IBS가 세계적 수준의 교차 검증 역량을 갖추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주력 장치인 12T급 시스템을 총동원해 1~3 GHz 주파수 대역의 액시온 탐색을 지속하고, DFSZ 모델 수준의 영역 확대와 함께 국제 연구그룹과의 연대 협력을 강화해 암흑물질 발견의 최전선을 지키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