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누리별장애인종합복지관의 ‘누들시’ 교육 감동
- 정호승 시인의 대표작 수선화에게 시낭송 교육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13일 천안시누리별장애인종합복지관 한 강의실에서는 서툴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목소리들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성인발달장애인의 자기표현 향상을 위해 마련된 시낭송 프로그램, ‘누리별이 들려주는 시 – 누들시’ 교육 현장이다.
오는 11월까지 총 33회기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평소 언어적 표현의 벽에 부딪혀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성인발달장애인들이 '시'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당당하게 세상에 드러내는 법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다.
이날 수업의 중심에는 정호승 시인의 대표작 '수선화에게'가 있었다. 변규리시낭송아카데미 원장의 다정한 진행 아래,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주말 동안 있었던 소소한 일상을 먼저 나누기 시작했다.
"아빠랑 장을 보며 삼겹살 대신 목살을 사서 맛있게 나눠 먹었다"는 석경 씨의 소박한 자랑부터, 내량 씨의 "더웠지만 가족과 함께 경주 여행을 다녀와 행복했다"는 또 다른 참가자의 설레는 고백까지, 강의실은 이내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가득 찼다.
주말 동안 몸이 아파 힘들었다는 서연 씨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쾌유를 바라는 따뜻한 기도를 보태기도 했다.
서로의 일상으로 온기를 채운 참가자들은 이윽고 한 명씩 단상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강사가 먼저 나지막이 시를 읊조리며 시범을 보이자, 참가자들은 숨을 죽이고 운율을 익혔다.
이어 본격적인 낭송이 시작되자 강의실의 공기는 이내 진지함과 감동으로 물들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서투른 발음과 조금은 느린 호흡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시어 한 구절 한 구절에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읽어 내려갔다.
비록 글자를 읽는 속도가 다르고 억양이 조금 서툴지라도, 그 안에는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한 날 것 그대로의 순수한 감동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김경준 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큰 기대와 애정을 드러냈다. 김 관장은 “시낭송은 단순히 글자를 소리 내어 읽는 행위가 아니라, 참여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잠들어 있던 내면의 자신감을 스스로 깨우는 소중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참여자들이 시가 가진 아름다운 운율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고, 나아가 ‘나도 할 수 있다’는 당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시를 통해 소통의 벽을 허물고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누리별 복지관의 성인발달장애인들. 오는 11월까지 이어질 총 33번의 여정 동안 이들이 들려줄 서툴지만 가장 아름다운 '인생의 운율'이 벌써부터 깊은 기대와 감동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