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산소 반응 조절 촉매 원천기술 개발

2026-07-22     이성현 기자
저마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배터리, 연료전지, 친환경 화학 공정의 핵심인 산소 반응에서 기존의 비싼 전이금속을 대신해 주족 원소인 저마늄(Germanium)을 활용, 전자 이동 경로를 유연하게 제어하는 차세대 분자 플랫폼 촉매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황승준 교수 연구팀이 저마늄에 전자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산화·환원 활성 리간드'를 결합해 산소 반응 시 2전자 및 4전자 이동 경로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분자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산소 환원 반응은 전자의 이동 개수에 따라 생성물이 결정된다.

2전자 반응은 O-O 결합을 유지하며 과산화수소(H₂O₂) 및 과산화물(Peroxide)을 형성하는 반면 4전자 반응은 O-O 결합을 완전 절단해 물(H₂O)이나 산소 원자 전달 생성물(oxo/oxide)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다전자 이동 제어는 여러 산화수를 오갈 수 있는 전이금속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며, 주족 원소인 저마늄은 복잡한 다전자 반응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저마늄을 직접적인 반응 활성 중심으로 삼고, 전자 저장고 및 회로 역할을 수행하는 산화·환원 활성 리간드를 결합해 한계를 극복했다.

이 분자 플랫폼은 산소 반응의 결합 절단 여부를 결정하는 전자 저장 능력을 리간드의 π-공액 구조와 선택적 메틸화 전략을 통해 제어함으로써 동일한 골격 안에서 2전자 경로와 4전자 경로를 유연하게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반응 과정 중 매우 불안정해 직접 관찰이 어려웠던 2전자 산화 상태의 저마늄-퍼옥사이드 중간체를 안정적으로 분리 및 확인하는 성과도 거뒀다.

해당 중간체는 단일 저마늄 원자가 전자를 주거나 받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독특한 전자적 특성을 보였으며 연구진은 선택적 메틸화를 거쳐 전자 전달을 제어함으로써 이 중간체를 분리 가능한 상태로 고정시켰다.

아울러 상온 및 무광 조건에서 할로겐화 유기화합물의 할로겐을 제거해 의약품과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알켄(Alkene)을 재생하는 반응성도 입증했다.

이는 고온이나 강한 환원제, 빛 조사가 필수적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온화한 조건에서도 유용한 화학 원료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기술이 배터리 및 연료전지 등 상용 전기화학 시스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검증이 요구된다.

현재 분자 수준에서 입증된 전자 전달 및 산소 활성화 기전을 바탕으로, 저마늄 분자가 반응 후 분해 없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촉매 순환성(Catalytic Turnover)의 확보, 수분·공기 노출 등 실제 구동 환경에서의 반응성 유지, 전극 표면에서의 전기화학적 산소 반응 제어 능력 등 후속 연구가 필수적 과제다.

황승준 교수는 "전이금속에 의존하던 촉매 반응을 저마늄으로 구현한 이번 성과가 친환경 화학 공정과 차세대 에너지 변환 기술의 발전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