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생체신호 압축기술 국제표준 채택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뇌파, 심전도 등 대용량 생체신호의 손실 없는 고효율 압축 기술을 개발해 ITU-T 및 MPEG 공동 국제표준에 반영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연구진이 개발한 생체·일반 파형 압축 기술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권고안(T.261)과 국제표준화기구 엠펙(MPEG-D 파트 8)의 공동 국제표준인 'H.BWC'에 공식 채택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료영상 분야에는 다이콤(DICOM)이라는 대표적 국제표준이 있었으나 미세한 오류가 진단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생체신호 영역에는 무손실 국제표준이 부재했다.
연구진은 이번 국제표준에 핵심 압축기술 2건을 반영함과 동시에 표준문서 에디터(Editor) 역할을 맡아 관련 분야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국제표준특허 2건도 확보했다.
이번 H.BWC 국제표준에 포함된 ETRI의 핵심 기술은 '사전 예측 기반 부호화'와 '전극 배치 기반 채널 부호화'다.
첫 번째인 '사전 예측 기반 부호화'는 생체신호가 시간 흐름에 따라 직전 값과 유사하게 유지되는 특성을 활용해 다음 수치를 미리 예측하고, 실제값과의 차이만 부호화해 정보량 자체를 단축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전극 배치 기반 채널 부호화'는 다채널 뇌파(EEG) 검사 시 동일한 정보가 중복 기록되는 회로적 비효율을 개선했다.
신호 자체를 분석하는 대신 기록에 담긴 전극 연결 구조 정보만으로 '숨은 중복'을 식별해 재저장 없이 타 채널로부터 신호를 복원해 낸다. 이에 따라 연산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표준 대비 뛰어난 압축 이득을 실현했다.
이번 기술 승인으로 원본 생체신호 데이터 품질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파일 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원격의료, 웨어러블 헬스케어, AI 정밀 진단 등 융합 의료 산업의 저장·전송 효율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일반 산업용 센서 진동 분석 및 MPEG의 기계를 위한 오디오 압축 표준(ACoM)에도 채택돼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정원 미디어부호화연구실장은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의 핵심 구성요소로 승인받아 뜻깊다"고 말했다.
이태진 미디어시스템연구본부장 역시 "글로벌 표준 기반의 신산업 가치 창출에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