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에 목숨건 사람들 이야기

“정화조 옆에 하루종일 있더라도 사진 한 장 건져야 한다”
한국사진기자회 대전·충남지부

2006-06-28     홍세희 기자

 “어이, 거기 카메라! 비키라구, 안보여∼!”

5.31 선거를 바로 앞둔 5월 29일 오후 3시경.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는 2천여명의 시민들이 한데 몰려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평소 젊은이들의 거리로 알려지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주름잡던 거리였지만 이날 모인 사람들은 어림잡아 40대 이상이 대부분.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접전지로 낙인찍힌 대전에서의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잠깐 동안 으능정이 거리에서 모습을 보였는데, 노인들은 일찌감치 신문지를 들고 나와 자리를 잡았던 터. 박근혜 대표 얼굴 한 번 보려고 자리까지 잡은 어르신들을 가로막은 데다 사다리까지 놓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카메라맨들을 노인들은 두고 볼 수 없었던 것. 

아무리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지만 중요한 한 컷을 잡으려는 카메라맨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순간이다. 욕을 먹더라도 촬영은 해야겠기에 진땀 흘리며 구도를 잡는다.  신속 정확한 보도는 원고(기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언론사 사진기자들에게도 이러한 룰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그러기에 욕을 먹더라도, 또 때로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더라도 한 장의 사진만은 건져야 한다.  근무가 없는 날, 낮잠을 자다가도 산불이 났다는 제보를 받으면 달려 나가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은 다음날 아침 조간신문을 통해 “어제 산물이 크게 났었네∼”하며 동요한다. 사진기자는 그러기에 군에서 말하는 ‘5분 대기조’ 같다.

현재 한국사진기자회 대전·충남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자는 17명.
일이 힘겨운 만큼 틈나는대로 모여 친목을 다지는 이들 회원들은 개인적으로 하는 봉사활동 외에 회원 모두가 합심해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