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雅의 뜰 안] 참매미와 말매미의 합창

이상기후로 인한 곤충 및 동ㆍ식물의 생태계 변화를 우려하며...

2026-07-30     김남숙 기자
매미가

[충청뉴스 김남숙 기자] 장마가 서서히 물러가고 바야흐로 한여름 폭염이 전국을 점령하고 있다.

이 여름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유독 도드라지는 소리가 있다.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때 말매미가 사이렌에 가까운 소리로 데시벨을 높여 울고 있다. 노래가 아니라 극강의 소음으로 동요 속에 나오던 정겨운 참매미는 어디로 갔는지 괴로움과 고통의 소리가 되었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시골 외갓집에 가면 평상에서 수박을 잘라 먹고 시원한 계곡서 멱도 감고 피곤해 원두막에 누워 낮잠을 자다 보면 매미 소리가 꿈결처럼 자장가로 들리기도 했다.

아마도 예전엔 참매미가 많았던 것 같다. 매미 소리도 ‘맴맴맴~~’으로 정겨웠었다. ‘쓰르름쓰르름~~’울던 쓰름매미까지...

그러나 요즘은 밤이 돼도 꺼지지 않는 불빛 때문인지 밤새워 말매미가 엄청난 톤으로 ‘지지지지~~ 촤르르르~~’ 사이렌에 가까운 소리를 길게 울고 밤새 끊이지 않고 울어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이다.

실제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시민생활연구팀의 매미 연구(2021년)에서도 열대야 기간이 비 열대야 기간보다 아파트 단지 내 매미 소음도가 8∼1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매미는 야간조명이 강한 곳에서 3∼4시간 더 길게 우는 것으로도 관찰됐다.

지금은 기후가 바뀌고 생활 환경이 바뀌어서 생태계가 변화되어 참매미는 개체 수가 줄고 말매미는 수가 많아진 것 같다.

몇 년 전 여름휴가 때 설악산 흔들바위에 올랐는데 그때 참매미가 얼마나 청량하고 정감있게 울어대든지 어린 시절에 듣던 그 매미 소리여서 정겹기까지 했다. 그날 핸드폰으로 녹음해 온 참매미 소리를 가끔 들어보기도 하는데 들을 때마다 힐링이 된다.

(왼쪽)

매미는 땅속에서 유충으로 3~7년 나무 수액을 빨아 먹으며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우화(羽化), 탈피해 성충으로 2주에서 길게는 4주까지 짧게 살다 짝짓기해 알을 낳고 죽는다고 한다.

짧은 생을 위해 유충으로 긴 시간 땅속에서 인고의 기다림을 견딘 매미가 짝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울어대고 있다.

매미는 끈기의 상징이고 맑은 이슬만 먹고 사는 청렴의 상징이다. 조선시대 관리와 왕의 관모를 익선관이라 했는데 관모 뒤가 매미의 날개 모양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관모에 붙은 매미 날개(蟬翼)는 진나라 시인 육우(陸羽)가 말한 오덕(五德)을 염두에 두고자 디자인된 것이다.

1. 매미의 입이 곧은 것이 마치 선비의 갓끈이 늘어진 것을 연상하게 하므로 매미에게는 학문(文)이 있고,

2. 이슬을 먹고 사니 맑음(淸)이 있다.

3. 사람이 애써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먹지 않으니, 염치(廉恥)가 있으며

4. 다른 곤충들과 달리 집이 없이 사니, 검소(儉素)함이 있고

5. 겨울이 되면 때맞춰 죽으니, 신의(信義)가 있다.

이것이 매미의 다섯 가지 좋은 점이라고 하였다.

정무에 임하는 사람은 항상 이 매미의 오덕(五德: 文, 淸, 廉, 儉, 信)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임금이나 신하 모두 매미 날개를 관모에 붙여 사용했었다.

이 오덕(五德)은 지금의 정치인들도 염두에 두어야 할 덕목이며 하물며 곤충인 매미에게 인간이 본받아야 점이라 할 것이다.

우리 인간들의 편리한 삶 때문에 지구가 오염돼서 이상기온으로 곤충과 천연기념물 새와 동물, 식물 등이 점점 멸종되어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지금, 유럽대륙은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커다란 규모의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극의 빙하와 히말라야 등에 만년설이 녹고 태평양 바다가 더워지는 엘리뇨 현상이 생기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우리 인간들의 삶에 폭우, 가뭄, 쓰나미 등으로 각종 재해가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자연현상을 거스르는 인간들의 욕심으로 화석연료를 끊임없이 태워 물건들을 엄청나게 만들고 버려서 바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의류 쓰레기가 동남아나 아프리카에 수출해 버려져 바닷가에 산더미처럼 솟아 방치돼 결국 바다로 버려지는 안타까운 기사를 접한다.

이로 인해 바다생물의 삶을 파괴하고 바다에서 먹거리를 얻는 우리 인간들의 몸속으로 다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와 쌓여 건강을 해치는 결과이다.

나부터도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로 살아야 하는데 자꾸만 새로운 택배를 주문하고 가까운 거리도 자동차를 운전하고 조금 더우면 바로 에어컨을 켠다. 아무런 가책도 없이 말이다.

이제라도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빌린 지구를 건강하게 물려주기 위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히는 노력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할 때이다.

앞으로도 희귀한 반딧불이 불빛과 청량한 매미 소리를 오래오래 보고 들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