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 저해 원인 규명

2026-08-24     이성현 기자
디지털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가상공간에 배터리 내부 구조를 그대로 구현한 '3차원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의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전극 설계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실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 흑연 음극의 미세구조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하고 급속충전 시 배터리 열화가 일어나는 내부 원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기차 급속충전 시 배터리 내부에서는 높은 전류로 인해 리튬 이온이 표면에 금속 형태로 쌓이는 '리튬 도금(Li plating)' 현상과 흑연 입자 팽창에 따른 '기계적 응력'이 동시에 발생해 용량 감소와 수명 단축을 유발한다.

그러나 미세한 배터리 내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현상을 기존 실험이나 평균적 모델링으로 직접 관찰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흑연 입자와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기공 구조를 3차원으로 구현한 가상 전극을 구축하고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와 보호막(SEI) 형성, 힘의 집중 분포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용량이 유사하더라도 내부 물질의 '배치 구조'에 따라 손상 정도가 크게 달라졌다.

두께 50마이크로미터(μm) 전극에서 바인더가 한쪽에 쏠릴 경우 리튬이온의 이동 통로가 좁아져 전류 집전체 주변의 리튬 도금량이 고른 분포 전극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고에너지 밀도를 위한 두꺼운 전극(83μm)에서 더욱 심화되어 바인더 배치에 따른 충전용량 차이가 최대 18%까지 벌어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단순 충전 시간 단축 수치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가상공간에서 전극 내부 문제를 사전 탐지하고 급속충전 및 장수명을 만족하는 최적의 전극 설계 방향을 정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택 교수는 "전극 내 바인더와 빈 공간의 적절한 배치가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전하고 오래 사용하는 배터리 설계의 핵심"이라며 "향후 셀 및 배터리 팩 수준의 검증을 거쳐 실제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