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김영남 母子, 금강산서 눈물의 상봉

2006-06-28     편집국

"엄마 나 맞아,막내 맞아, 막내아들이 이제 효도 좀 할게.."

28년만에 북측의 아들 김영남(45)씨를 만난 남측의 노모 최계월(82)씨는 아들을 껴안고 "아유,우리 아들,아유,우리 아들"이라고 연신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 김씨는 "이 좋은 날 왜 우느냐"며 어머니를 다독거렸다.

금강산 호텔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나온 김영남씨는 이날 오후 2시 40분부터 호텔 2층에 별도로 마련된 상봉장에서 어머니 최씨를 기다렸다.

재혼한 부인 박춘화(31)씨와 딸 은경(19. 혜경-일본인 메구미씨와 결혼해 낳은 딸), 아들 철봉(7)군이 그의 곁에서 있었다.

오후 3시 어머니 최씨가 딸 영자(48)씨와 함께 상봉장에 들어서자 김영남씨와 가족들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고 어머니 최씨는28년만에 만나는 아들을 껴안고 얼굴을 부비며 눈물을 흘렸다.

"어디 보자"라며 노모가 아들의 얼굴을 부둥켜 안자 영남씨는 "엄나 나 맞아, 막내 맞아"라며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좋구만, 기쁘구만"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영남씨는 또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어머니 말에 "오래오래 사셔야지. 막내 아들이 이제 효도 좀 할게"라며 위로했다.

한쪽에서는 영남씨의 누이 영자씨가 혜경양에게 "텔레비전에서 많이 봤다"며 인사를 건넸고 철봉군의 머리를 만졌다.혜경양은 흰저고리에 검은색 치마차림이었고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종합대학 배지를 달고 있었다. 아버지와 할머니의 상봉장면을 지켜보는 혜경양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영남씨는 양복차림에 건장한 체격이었다.

휠체어에 탄 노모와 인사를 나눈 영남씨는 방 한가운데 마련된 탁자 주변으로 자리를 옮기며 "막내 아들 걱정 많이 했을텐데, 불효 막심한 아들이 절 드리겠다"며 즉석에서 큰절을 올렸다.

이어 영남씨는 재혼한 부인 박씨와 혜경양 그리고 철봉군에게 차례로 인사를 올리도록 했다.

상봉 후 10분쯤 지난 뒤에야 감정을 가다듬은 김영남씨는 어머니 최씨의 손을 꼭 잡고 "아버지는 언제 돌아가셨어"라고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는 "막내아들 때문에"라고 물으며 눈시울을 붉혔고 어머니가 "그래 막내 아들때문에"라고 말하자 흐느끼며 말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