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스쿨존 ‘탄력 운영’ 예산 문제 제기...경찰청 “정부 지원 검토”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의 제한속도를 시간대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도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시설 개선에 필요한 지방정부의 예산 부담이 현실적인 걸림돌로 꼽히면서다.
박용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에서 경찰청을 상대로 이 같은 재정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했다.
현재 전국 어린이보호구역은 1만5856곳에 달하지만 시간제 속도제한이 적용되는 곳은 84곳에 그친다. 전체의 0.5% 수준이다.
경찰청이 최근 시간제 속도제한 확대 방침을 내놓으면서 적용 대상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청 기준에 따르면 약 6000곳이 시간제 운영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대상 지역이라고 해서 곧바로 속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행공간과 차로를 분리하고 방호울타리와 횡단보도·신호기, 무인과속단속장비 등을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갖춰야 한다.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사고가 2건 미만이어야 하는 조건도 있다.
결국 제도 확대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시설 투자와 예산 확보가 선행돼야 하는 셈이다.
박 의원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제도 자체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필요한 비용을 지방정부에만 떠넘길 경우 실제 현장 확대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지방정부에 돈이 없어 확대하지 못했다고 해놓고 다시 지방정부에 비용을 부담시키면 어떻게 확대하겠느냐”며 경찰청이 제도 확대뿐 아니라 예산 확보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청도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 문제를 인정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방정부의 재정이 너무 열악하다면 다른 관계부처와의 예산 협의도 경찰청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우선 지원이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지난 1월 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요구하자 유 직무대행은 경찰청 차원에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시간제 운영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경찰청 조사에서 국민 76.4%가 시간제 속도제한에 찬성했고, 2023년 시범운영에서는 제한속도 준수율이 43.5%에서 92.8%로 높아졌다.
박 의원은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지역부터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정책은 발표보다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다닐 때는 더 안전하게 보호하고, 없는 시간에는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법과 예산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6차선 이상 대로변 등 어린이 통행이 적은 구간을 중심으로 야간 시간대 제한속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학부모 등 당사자 의견을 먼저 수렴하고 어린이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