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세종농협 ‘여성농업인 도시민 체험단’ 문화 행사

-농사일로 터진 손끝에 활짝 핀 예술… "오늘만큼은 나도 화가랍니다"

2026-09-01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흙먼지 묻은 작업장갑을 벗어 던지고 붓을 쥐어든 여성농업인들의 손 끝에 은은한 나무 향과 생기 넘치는 아크릴 물감이 얹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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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충남세종농협 대회의실은 평소의 정숙함을 대신해 환한 웃음소리와 진한 삶의 온기로 가득 찼다.

농협중앙회의 ‘도농협동 도시민 체험단’ 사업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충남과 세종 각지에서 모인 여성농업인 100여 명이 참석해 따뜻한 정서적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이날 체험의 도화지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친환경 나무 도마였다. 참가자들은 도마 위에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 아크릴 물감으로 다채로운 꽃을 그려 나갔다.

뙤약볕 아래서 농작물을 돌보고 가족의 밥상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이들에게, 붓 끝으로 피워내는 꽃 한 송이는 그 자체로 특별한 쉼표이자 치유였다.

체험이 진행되는 내내 대회의실 곳곳에서는 정겨운 소통이 이어졌다. 처음 붓을 잡아 어색해하던 이들도 이내 서로의 도마를 둘러보며 "이 집 꽃이 훨씬 예쁘네", "색감이 참 곱다"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각자의 감성이 묻어난 작품이 하나둘 완성될 때마다 농촌을 지키며 쌓아온 노고는 어느덧 환한 미소와 뿌듯함으로 승화되었다.

혼자만의 외로운 농사일에서 벗어나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서로의 삶을 다독이며 끈끈한 유대감을 다졌다.

정해웅 충남세종농협 본부장은 현장에서 여성농업인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감회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농촌의 파수꾼이자 우리 농업의 뿌리를 든든히 지켜온 여성농업인들에게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문화를 품어볼 수 있는 자리를 선물하게 되어 가슴 깊이 뜻깊다”며, “앞으로도 여성농업인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와 복지, 소통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삭막했던 농촌 일상에 문화의 향기를 더하고, 여성농업인들의 가슴속에 잊고 있던 정서적 온기를 채워 넣은 이번 행사. 완성된 도마를 품에 꼭 안고 돌아가는 여성농업인들의 발걸음은, 마치 직접 그려 넣은 꽃처럼 화사하고 씩씩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