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열 확산 잡은 차세대 AI 상변화 메모리 소개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뉴로모픽 컴퓨팅의 확산으로 초고속·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메모리 내부의 열 흐름을 정밀하게 설계해 동작 전력을 76%나 줄이고 내구성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상변화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김태근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열적·전기적 특성을 지닌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 NiTe2와 MoTe2를 상변화 물질(Sb2Te3) 사이에 적층한 ‘이중 격리 상변화 이종구조’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상변화 메모리는 데이터를 기록(RESET)할 때 발생하는 열이 주변으로 번져 에너지가 낭비되고 동작 전압을 낮추는 소재는 열에 약하며 열에 강한 소재는 높은 전압을 요구하는 상충관계가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전도도가 높아 적은 전압으로도 열을 효율적으로 일으키는 NiTe2를 ‘열 전도층’으로, 고온에서도 구조가 안정적인 MoTe2를 ‘열 차단층’으로 결합해 메모리 내부의 열 이동 경로를 공간적으로 정밀 제어했다.
연구팀은 전자-열 연동 시뮬레이션(COMSOL)과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HR-TEM), X선 회절(XRD) 분석을 통해 소자 내부 동작 메커니즘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인가 전압에 따라 열이 MoTe2 장벽을 단계적으로 넘어 상부 영역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확인됐으며 이를 활용해 하나의 메모리 셀에서 SET, RESET-1, RESET-2에 해당하는 3가지의 안정적인 저항 상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구현된 소자는 50ns 펄스 기준으로 RESET-1에서 약 2.0V의 동작전압과 115pJ의 동작 에너지를, RESET-2에서 약 2.5V의 동작전압과 287.5pJ의 동작 에너지를 나타내며 기존 이종구조 대비 동작 에너지를 약 76% 절감하고 내구성을 약 110% 높였다.
김태근 교수는 "단순한 소재 개량이 아닌 소자 내부의 열 흐름을 직접 설계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저전력과 높은 신뢰성, 다중정보 저장을 동시에 확보해 고집적 AI 메모리와 인메모리 컴퓨팅 등 차세대 반도체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