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세포 고유의 조절 흐름 활용한 범용 원천기술 개발

2026-09-23     이성현 기자
세포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단 한 번의 미세한 자극만으로 세포의 운명을 원하는 상태로 전환하는 범용 원천 기술을 개발해 난치병 치료와 재생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세포 내 고유한 유전자 조절 흐름(자연 동역학)을 활용해 최소한의 일시적 개입으로 세포 상태를 제어하는 시스템생물학 기반 원천기술 ‘넛지(NUDGE)’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의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켜거나 끄는 '영구적 개입'에 의존해 왔다. 이는 세포 본래의 유연성인 '세포 가소성'을 파괴하거나 자연 상태에 없는 비정상적 평형상태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존재했다.

반면 '넛지'는 막힌 물길을 잠깐 터주듯 단 1회성 일시적 자극을 가한 뒤 세포 본래의 조절 회로에 맡기는 방식을 채택해 세포 안전성과 가소성을 완전히 보존한다.

연구팀은 컴퓨터 논리 모델(불리언 네트워크)을 분해해 최적의 최소 제어 인자 조합을 빠짐없이 찾아내는 수학적 분석 기법과 대규모 네트워크용 근사 기법을 구축했다.

특히 단 한 번의 자극으로도 상태를 지속시키는 세포 내 '자기강화 모티프'를 포착해 안정적인 세포 전환 경로를 명확히 규명했다.

연구팀이 63개 생물학적 네트워크에 적용한 결과, 기존 영구 고정 방식은 87.3%(55개)에서 가소성 훼손 등의 문제가 나타난 반면 넛지 기술은 90% 이상에서 0.01 미만의 오차율로 정확한 최소 제어 조합을 도출했다.

또 심근세포 분화(MESP1), 비만세포 운명 결정(GATA1/GATA2), 항염증 대식세포 전환(IL-4) 등 실제 다양한 생명현상 시뮬레이션에서도 정밀한 제어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페리오 브라마나 석사와 코빈 하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조광현 교수는 "넛지는 단 한 번의 최소 자극으로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유도하는 범용 원천기술"이라며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 기반의 환자 맞춤형 디지털 트윈 구축을 통해 줄기세포 재생의학, 노화 억제, 자가면역질환, 암 가역 치료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