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 산불 초미세먼지 대기 노화 추적…잠재 독성 물질 경로 규명

2026-09-28     이성현 기자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산불이 꺼진 뒤에도 배출된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독성을 띤 새로운 2차 오염물질로 변형되는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소재연구본부 김영환 박사 연구팀이 경북대와 산불의 영향을 받은 초미세먼지를 분석해 대기 중 화학적 변화를 추적하고 잠재적 독성 물질 후보를 정립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25년 4월 대구 함지산 산불 당시와 종료 2주 후 채취한 초미세먼지를 비교했다.

질소 함유 유기오염물질 9종을 분석한 결과, 산불 당시 평균 농도가 종료 이후보다 약 3.4배 높게 측정됐다.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FT-ICR MS)를 활용한 분자식 조사에서는 산소와 질소를 포함한 유기화합물의 조성이 크게 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는 강한 자장 속에서 이온의 회전 운동 주파수를 측정해 복잡한 유기 혼합물 내 수만 가지 성분의 정확한 분자량을 산출해내는 정밀 분석 장비다.

연구팀은 산불 배출 물질이 공기 중에서 지속해서 반응해 분자 조성이 달라지는 현상을 ‘대기 중 화학적 노화’로 명명했다.

분자식만으로 정확한 화학 구조를 확정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

산불 및 도시 대기오염 관련 물질 12종의 공기 중 반응을 계산해 실측 분자식과 비교한 결과, 소나무의 대표적 휘발성 물질인 리모넨 유래 예측 생성물이 실제 분석 결과와 가장 많이 일치했다.

이어 후보 물질의 구조를 바탕으로 수생생물 독성을 예측한 결과, 소나무 등에서 배출되는 ‘베타피넨’과 ‘알파피넨’에서 유래한 일부 질소 함유 물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독성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환 박사는 “산불의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배출 당시 오염물질뿐만 아니라 대기 중 이동·변화로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초고분해능 분석과 컴퓨터 예측을 결합해 분자 수준의 변화와 잠재적 위해성을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실제 생물 시험이 아닌 컴퓨터 예측 기반 연구이며 단일 지역 조사에 그친 만큼, 다양한 산불 사례에 대한 실증 검증이 후속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