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밭에서 옥돌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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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식
의장 | ||
문왕이 옥돌을 세공인에게 맡겨 갈고 닦게 하니 천하에 둘도 없는 명옥이 영롱한 모습을 드러냈다. 문왕은 곧 변화씨에게 많은 상을 내리고 그의 이름을 따서 이 명옥을 ‘화씨지벽(和氏之璧)’이라 불렀다 한다.
모두 옥돌처럼 보인다
그 옛날 돌 틈에서 찾아낸 옥을 옥으로 보지 못하고 그 가치를 알아주기 까지는 3대의 왕이 바뀌도록 긴
시간이 필요했고 결국 문왕에 의해서 가치없어 보이던 돌덩이가 ‘화씨지벽’이라는 천하에 귀하고도 귀한 보석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모두가 너나할 것 없이 옥돌을 자처한다. 누가 갈고닦아 빛내주지 않아도 이미 모두 각자의
빛을 발하는 보석이 되어있어 눈이 부시다. 그러나 변화씨가 두 번씩이나 월형을 당하면서 긴 세월 끌어안고 살면서 인정 받으려했던 옥돌같은 인물이
그 중에 있는가?
옥돌과도 같은 인물 그는 누구인가
우리는 옥돌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 두 왕의 현명하지 못함에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비웃는다. 바보 같은 왕 같으니라고! 그러나 우리 모두 똑같은 우(偶)를 범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지 못하고 살아간다.
우리는 나라와 지역의 살림살이를 대신하여 줄 대표들을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경험이 여러번 있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가 선택한 사람들에게 속았다. 인물이 안되는 사람이었다. 부정하고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등 온갖 비난을 쏟아내고 손가락질하며 때로는 분노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만 과오가 있는지 우리 모두 반성하여야 할 때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하였던 비난과 분노의 절반은 우리 스스로의 몫이고 책임이란 걸 깨달아야 할 때이다. 옥석(玉石)을 가릴 수 있는 눈을 가지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할 일이다.
그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돌에 불과한가?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을 왜 선택하였는가?
‘화씨지벽(和氏之璧)’은 스스로 만들어지지 못하였다.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과, 선택해 주는 사람, 깨고 갈고 닦아 아름다움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한 사람. 이들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 가치는 영원히 땅에 묻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도 제대로 보고 판단하여 우리의 대표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대표자라는 그 사람이 진정한 옥돌이 되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깨뜨리고, 닦아내어 찬란한 빛을 발하게 하자. 우리 모두 값진 보석을 선택하고, 갈고 닦아 만들어 보자.
김형식 의장 / 대전광역시 서구의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