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종친 장관급회담..남북관계 격랑
장관급 회담 남북 대표단은 차기회담 날짜도 잡지 못한 채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회담을 종결시켰다. 북측은 무산책임이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주장한 뒤 평양으로 돌아갔다.
남북 대표단은 13일 오후 부산 에이펙 하우스 누리마루에서 종결회의 열고 이번 회담을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끝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 초안조차 작성하지 못했고 차기 회담 날짜를 정하는데도 실패했다.
남북 장관급 회담이 지난 2000년 6.15선언 이후19차례 열렸지만 회담을 예정보다 조기 종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측이 오늘 오전 수석대표 접촉에서 회담을 오늘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혀 우리측의 동의하에 종결지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미사일과 6자회담 문제에 대한 우리측 의견을 북측 국방위원회 지도부에 충분히 전달했다고 판단해 회담을 종료하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 동상이몽 남북, 회담 파행은 예견된 수순
이번 회담에서 남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미사일 문제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 두가지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회담기간 내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위험으로 빠뜨리고 있다며 추후 이런 사태가 재발했을때는 엄청난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북측에 경고했다.
또 이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반해 북측은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쌀지원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정치 경제적 의제들을 놓고 대화를 나눌 것을 줄곧 고집했다.
이런 상황때문에 양측은각자의 입장을 상대에게 설명하는데 만족해야 했고 양측이 제기한 의제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토론을 벌일 기회를 갖지 못했다.
△ 북측 대표단 "회담 무산은 남측책임" 억지
북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남측은 미사일 발사와 6자회담 등 장관급 회담 본연의 의제에서 벗어난 문제들만 거론하고 남북관계 발전에 절실한 문제들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측은 또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문제들에 대한 토의조차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북측은 "이번 부산 회담에서 사실상 의견을 교환하고 의사를 소통할 대화상대가 없는 상태에 이르렀으며 이런 상태에서 더이상 부산에 머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호웅 북측 대표단장은 "결실이 없는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북측은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으며 파국적 결과를 발생하게 만든데 대해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 정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와 입장은 전달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비록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이끌어내지 못했으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와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런 입장이 북측의 국방위원회 등 지도부에 전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관세 회담 대변인은 "금번 회담은 6자회담 복귀 필요성에 대해 북측에 설명하고 상황타개를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측이 남측 입장에 대해 심사숙고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사실상 결렬된 것이어서 남북대화가 전면적인 단절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미사일 위기와 함께 증폭돼 거센 격랑에 휩쌓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