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희 대전도시공사 사장 퇴임 인터뷰

취임 당시 공사의 안정적인 수입원 발굴 등 세가지 약속지켜 보람

2014-08-13     김거수 기자

지난 2010년 대전도시공사 7대사장에 취임한 홍인희 사장은  퇴임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세월이 유수같다는 말을 정말 실감한다며 취임하면서 했던 세가지 약속 첫째 대전도시공사의 안정적고 장기적인 수익원 발굴. 둘째 오월드를 사계절 공원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새로운 시설의 도입. 세 번째 도시공사 자체사옥 마련 등을 관철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도시공사 임직원들이 사장의 경영방침을 이해하고 열심히 도와준 덕분에 완벽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떠난다고 자평했다.

홍 사장은 “그간 제가 나름대로 축적했던 경험과 인적네트워크 등 저의 자산을 공직생활 막바지에 고향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 보내주신 지역민과 언론의 과분한 성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 홍인희 대전도시공사 사장
문> 2010년 8월에 대전도시공사 7대사장으로 취임하셨죠? .

답> 그렇습니다. 2010년 8월 17일에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지나서 다음주에 퇴임식을 치르게 됐습니다. 세월이 유수같다는 말을 정말 실감합니다.

문> 취임할 때 제시했던 계획들이 모두 마무리가 되었나요?

답> 직원수가 800명이나 되고 한해 예산이 5천억원에 이르는 큰 조직을 사장의 의지 하나만으로 이끌어갈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전도시공사 임직원들이 사장의 경영방침을 이해하고 열심히 도와준 덕분에 완벽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떠난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문>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 제가 취임하면서 했던 세가지 약속은 첫째가 대전도시공사의 안정적고 장기적인 수익원 발굴. 둘째 오월드를 사계절 공원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새로운 시설의 도입. 세 번째 도시공사 자체사옥 마련 등이었습니다.

첫 번째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대전시가 팽창발전하는 단계가 이미 지났기 때문에 새로운 개발수요가 많은 것도 아니고 또 사방이 그린벨트로 막혀있어서 마땅한 사업발굴이 정말 어려운 실정입니다.

다소 논란을 부르기는 했지만 최근 대전시가 정상추진을 결정한 도안호수공원조성사업을 우리공사가 시행하게 되었고 그 외에도 아직 대외적으로 알릴단계는 아니지만 몇몇 사업이 검토를 마친 상태입니다.

두 번째 과제였던 오월드 시설 업그레이드는 대전시의 협조속에 현재 행평근린공원 조성사업이 진행중입니다. 270억원이 투입돼 2016년에 화조원과 숲속체험학습원 등이 완공되면 오월드가 4계절 테마공원으로서 또한번의 도약을 이루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문> 말씀하신 도안호수공원이나 행평공원은 진행중인 사업이고 임기중에 마무리한 일도 많이 있죠?

답> 도안신도시와 학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재 임기중에 준공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둔산, 노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은 국가공기업인 토지공사 주도로 추진됐었습니다만 도안과 학하지구는 대전의 공기업 도시공사가 지역여건을 충실히 반영해서 자체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그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 도안 5블록 트리풀시티 아파트의 경우 2011년 하반기에 우리공사가 분양을 결정하자 상황을 지켜보던 민간건설사들이 대거 분양에 가세하면서 주거단지로서의 도안신도시를 조기에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 대외적으로 상당히 후한 평가를 받았고 최초의 연임사장 기록도 갖게 되셨습니다.

답> 제가 재임하는 동안 4번의 중앙정부 경영평가에서 3번을 최우수 등급에 선정되었습니다. 물론 저혼자 잘한 것이 아니라 전임경영자들이 남긴 업적과 우리공사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더해져서 얻은 결과였고 그덕분에 최초로 연임된 사장이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습니다. 작년까지 5년연속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에 선정되었는데 전국적으로 이런 사례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문> 물론 잘한 일도 많이 있지만 아쉬움도 있겠지요?

답> 당연한 말씀입니다. 유성복합터미널이 대표적인데요. 대부분의 지역민이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업이라서 신중을 기해 추진해왔습니다만 행정적인 절차문제로 법정까지 다툼이 이어지게 되어 시민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법원의 심리가 진행중이어서 더 이상의 언급은 곤란하지만 지역발전에 꼭필요한 사업인 만큼 문제 없이 추진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도시공사의 귀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봉지구개발사업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기여가 전망되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사업이 답보상태에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문> 주택공사, 충남개발공사, 대전도시공사 등 공기업에서만 40년 가까이 근무하셨는데요.

답> 공기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기는 비효율적이고 그렇다고 민간에 맡기면 공익성이 손상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 토지, 주택 등의 분야에서 많은 사회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업분야에서 공공과 민간의 영역구분이 파괴되면서 민간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전도시공사의 경우에도 수십년 노하우와 지명도를 축적한 대형건설사들과 아파트 분양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월드는 수도권의 대기업계열 테마공원과 입장객유치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국가공기업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흔히 공기업은 법과 제도가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해주고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서 사업을 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건 지나간 이야기입니다. 민간기업 못지않은 자기혁신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환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문> 공기업 정상화란 말이 생길 정도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답> 국민의 눈높이는 자꾸 높아지는데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변화하는 외부환경을 읽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괴리라고 생각됩니다. 공기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즉 국민이 주인이고 직원들은 공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일시적으로 위탁받은 셈입니다. 임직원이 보다 투철한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지 않으면 항상 방만경영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답> 후임사장부터는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는데요

답> 아직 지방공기업법이 정비되지 않아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같은 형식은 아니겠지만 의회 간담회 형식을 빌려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우려의 시각으로 보기도 하지만 시민의 대표인 시의회에서 공기업 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비전을 검증받는 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입니다. 임명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 대전에서 대학까지 다니셨는데 어린시절 이야기 좀...

답>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한 동창보다 진학하지 못한 동창이 더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부모님의 헌신 덕분으로 신탄진에서 대전까지 통학을 하며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그때는 대전인근에서 대전의 직장과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통근열차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대전역에서 기차를 내려서 버스비를 아끼려고 문화동에 있던 충남대학교까지 걸어다니곤 했었습니다. 당시 가장 번화했던 중앙시장 일대와 은행동, 대흥동이 지금은 둔산이나 유성보다 낙후된 감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서울에 연고가 없고 또 지방대학을 나와서 어려움이 없었나요?

답> 저는 사람을 항상 진심으로 상대했습니다.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방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것은 남들보다 성실하게 생활하는 길밖에 없다는 점을 일찍 깨닫고 매사에 노력하는 사회생활을 했고 그런 점이 많이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직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답>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20년 동안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왔고 항상 타공기업의 모범사례 였습니다. 매년 예산과 이익규모가 커지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습니다만 이제부터는 외형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면서 성숙한 중견 공기업으로 질적인 도약을 도모해야 할 시점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 말뚝만 박아도 집이 팔리고 금만 그어도 땅이 팔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품질과 서비스의 혁신 없이는 공기업도 설자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문> 후임사장이 신경써주기를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답> 경험과 역량을 충분히 갖춘 훌륭한 분이 후임사장으로 오시기로 돼 있어 주제넘은 훈수는 피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전도공사라는 조직의 특성을 빠른 시간안에 파악해서 조직의 화합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도시공사에는 3개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창사이래로 분규가 한차례도 없었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노사가 단합했던 아름다운 전통을 잘 이어주시기 바랍니다.

문> 시민여러분께 마지막으로 인사말씀 전해주시죠.

답> 그간 제가 나름대로 축적했던 경험과 인적네트워크 등 저의 자산을 공직생활 막바지에 고향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보내주신 지역민과 언론의 과분한 성원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대전을 대표하는 공기업인 대전도시공사에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