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줄기세포 법안 '거부권' 행사
부시 미 대통령은 20일 상.하 양원을 통과한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 이래 의회를 통과한 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20일 연설을 통해 "인간의 배아를 통한 줄기세포 연구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인간을 죽이는 행위에 돈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상.하 양원을 통과한 줄기세포 연구지원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모든 과학적 연구는 도적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비윤리적"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부시 대통령이 20일 줄기세포 관련 연설에 앞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확인했다.
미 상원은 지난해 12월 하원을 통과한 줄기세포 연구 지원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63대 반대 37로 통과시켰으나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의결 정족수 67표에는 4표가 모자랐다.하원에서는 지난해 이 법안을 238대 194로 통과시켰었다.
따라서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의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줄기세포 연구 지원 법안은 물건너가게 됐다.
줄기세포 연구법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주요 선거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 등 찬성론자들은 “미국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될 줄기세포 연구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론자들은 “인간생명을 파괴하는 방식은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미 국민여론은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알츠하이머 병으로 숨진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는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법안찬성 로비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