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대청호 열린음악회

지역주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부르는 호수의 노래

2006-07-20     이루리 기자

   

산골 주민들과 지역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작은 음악회를 연다.

어느덧 세번째인 '대청호 음악회'가 「생명의 물, 서로 살리는 문화」라는 주제로 22일 오후 3시부터 대전시 동구 추동 대청호반에 자리 잡은 동명초등학교에서 대청호음악회추진위원회(위원장 정봉현, 47, 그래픽디자이너) 주최로 펼쳐진다.

대청호음악회추진위원회는 음악회를 통한 문화소외 극복과 공동체 회복을 기치로 지역주민과 뜻있는 예술가 및 단체가 모여 결성하였다.

이들은 지역예술인들이 지역현장에 찾아가 벌이는 예술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성과를 향유한다면 공동체회복의 의지가 높아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기 위해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이번 음악회는 오후 3시 호혜시장 개설과 함께 막을 올린다. 호혜시장에서는 지역 농산물과 특산품, 미술 공예품, 먹거리와 토숙주 등을 판매하고 벼룩시장도 펼쳐진다. 추진위는 이 호혜시장을 통해 음악회 기금 마련과 상호부조의 기반을 삼고자 한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앞공연에는 전문적인 전업예술인이 아니지만 나름대로 활발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주민, 대전 시민 동호회, 소모임 등이 참여한다. 이 순서는 앞으로 그 내용을 더욱 알차게 가져가 음악회의 본래 취지를 잘 살리는 주요 순서로 만들 계획이다.

뒷공연은 전문 예술인들이 분야별로 나서 연주한다.  이번에는 풍물굿패 『풍물놀이소리마당』, 오카리나 연주단체『하늘소리』, 브라스밴드, 동초제 판소리 명인 고향림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문화향수의 기회가 거의 없었던 이 지역에서 열린 두차례의 대청호 음악회(3월과 5월 격월 개최)는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기관, 시민단체, 주민,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하여 소외지역에 그 극복의 싹을 틔우는 뜻있는 행사였다.

이제 3회를 맞아 지역주민과 시민의 주인의식과 참여를 높이고, 음악회가 건강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장일 뿐만 아니라 환경보전과 생태적 삶을 성찰하는 장이 되었다.

음악회가 열리는 대청호반 지역은 1989년 1월 1일 대전직할시에 편입되기 전 '동면'으로 불리던 곳으로 1980년도에 대청댐 담수로 총면적의 23.8%(15.13km2)가 수몰되었다.

15개 법정동(추동, 비룡동, 주산동, 용계동, 마산동, 직동, 세천동, 신상동, 신하동, 신촌동, 사성동, 내탑동, 오동, 주촌동)으로 이루어진 대청동은 총면적 63.56㎢ 이며 동구면적의 46.4%를 차지하고 있다.

실향과 이주, 상수도보호구역지정으로 인해 농업생산기반은 현저히 축소되었고 그나마 담수로 인한 어업조차 점차 줄어드는 수질과 담수량 때문에 거의 실속이 없어졌다. 청장년층은 취업을 위해 도시로 이주하였거나 타지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노년층이다.

이 지역은 본래 지금도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는 탑제와  대보름제 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지역경제에 기반 한 민족문화와 공동체적 기반이 튼튼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이제 그 기억들은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전광역시가 행정구역이 넓어지면서 '도농복합행정'을 추진하여, 그동안 수몰민으로서 가졌던 아픔을 딛고 희망을 품고 지역재건을 이루려는 주민욕구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음악회가 열리는 동명초등학교는 그동안 대청호반 대청동의 추동인근지역의 유일한 문화기반이었다. 운동회나 학예회 등을 반기별로 꾸준히 열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있고, 최근에는 지역예술인들의 찾아가는 문화 활동이 펼쳐지는 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을의 유일한 공동체전통문화인 대보름제를 개최하던 곳이기도 하다.

동명초등학교장 역시 학교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열린 장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청호 음악회를 계기로 학교와 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 구체적이고 폭 넓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과 행사시설을 확충하는 등 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하였다.

정봉현 추진위원장은 “지난 대청호음악회의 작은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주민과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작지만 큰 열린음악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우리는 예술의 참 뜻을 되새기는 계기를 찾을 수 있다. 단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삶 속에서 삶의 문제를 담아내는데 또 다른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대청호 음악회를 통해 예술인들과 지역주민들이 공동체의 회복과 재생의 장으로 삼아 나간다면 회를 거듭할수록 함께하는 사람들 마음과 삶에 밝은 기운과 감수성을 북돋아 주는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참여 및 후원 문의: 042- 633-2038, 017-423-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