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한 간호사, 남은 마약 상습 투약하다 숨져

남은 약물 처리 규정 없이 재고량 맞으면 서류상 문제 없어…당국 관리 '헛점'

2005-09-20     편집국

   
▲ 경찰이 압수한 각종 마약류. (노컷뉴스 자료사진)
마약류를 관리하던 간호사가 환자에게 주사하고 남은 약을 상습적으로 투여하다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한 외과 병원에서 간호사 김모씨(24)가 근무하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몇 달간에 걸친 정밀 부검 결과 향정신성 의약품인 '치오펜탈'을 과다 투여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치오펜탈은 산부인과나 외과 등에서 마취제로 쓰이는 약품으로 의사의 진단 없이 투여할 경우 약물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김 간호사는 환자에게 주사하고 남은 마취제를 빼돌려 상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에서는 보통 20cc 앰플 중 3분의 2정도를 처방하고 나머지는 버리도록 했는데, 이를 폐기하지 않고 자신이 사용해온 것이다.

그런데도 김 간호사는 한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향정신성 약물은 사용량은 기록하지만 약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또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기록하라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약물이 남았다고 기록하지 않아도 재고량과 사용량의 숫자만 맞으면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 때문에 의료현장의 마약류 의약품 관련 범죄가 방치되고 있다.

CBS사회부 조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