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결의안 거부당해..친미 vs 반이스라엘 외교전 치열

2006-08-09     편집국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 위주로 만든 유엔 결의안을 정식으로 거부하며 수정안을 요구함으로써 미국.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중심으로 한 중동과 외교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당초에 이번 주 초에 중동평화 유엔 결의안을 안보리 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중동 국가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결의안 초안을 수정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번 주 초에는 결의안을 처리하고 중동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유엔 안보리 장벽에 막혀있다.

미국이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중동평화 결의안 초안은 '이스라엘. 헤즈볼라의 적대행위 중단과 헤즈볼라의 철수, 유엔 평화유지군의 레바논 남부 지역 장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레바논이 8일(미 동부시간) 수정 제안한 결의안은 '즉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에서의 철수, 레바논군 진입, 그리고 양측의 죄수 교환 협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중동 국가 모임의 의장격인 카타르의 하마드 빈 자셈 알 타니 외무장관은 8일(미 동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중동 평화 관련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회의에서 "미국과 프랑스가 제출한 유엔 결의안 초안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즉각 철수를 담지 않았다"며 거부한다고 밝혔다.

타니 외무장관은 "미국과 프랑스의 결의안 초안은 현재의 전투를 종식시키지 못한다"면서 "어떤 결의안이든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를 요청해야하며 유엔 평화유지군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레바논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레바논과 아랍의 모든 국가들에게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면서 "즉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철군이 들어가지 않는 결의안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아랍 국가들을 대표해 이날 입장을 밝힌 타니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투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결의안을 분명한 어조로 비판했다.

레바논의 유엔 대사도 이날 성명을 통해 "즉각 휴전이 없는 유엔 결의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즉각 휴전을 거부한 부시 행정부와 이스라엘을 정면 비난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밤(한국시간 9일 오전)에도 회의를 열었으며 합의에 실패할 경우 내일과 모레 계속 회의를 열어 중동평화 결의안의 접점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