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후 봉사활동 하는 환자 ‘보람’

대전알콜상담센터 한광수 센터장

2006-08-10     민주현 기자

“요즘 알코올중독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인데 특히 여성환자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주부들의 경우 낮에 과다한 음주를 하지만 남편은 아예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루 빨리 건전한 술 문화를 지향하는 사회가 되어 알코올중독 환자가 줄어들기를 바랄뿐이죠. 그래야 건강한 가정,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항상 웃음을 품고 생활하는 대전알콜상담센터 한광수(47·신경정신과 원장) 센터장은 어디서 만나든 쉽게 다가가 인사를 건넬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의 소유자이다.

한원장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서울정신병원을 거쳐 수도통합병원에서 정신과 과장을 하고 용인정신병원 알코올병동장을 맡으면서 알코올중독 환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원장은 알코올중독자 문제, 음주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재활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해누리 단주모임’을 통해 알코올중독 치료와 연구에 헌신해왔다.

“나눔의 정신으로 알코올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과 그 가족이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고싶어요. 환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인간적인 관심을 가져야지요. 베푸는 만큼 또 정성을 쏟는 만큼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1년 이상 단주한 의료보호 환자인데 무료로 치료받고 새 사람이 되었다거나 자신도 남에게 사랑을 실천하겠다며 봉사를 시작하고 가족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힘이 납니다.”

한원장은 환자들과 같이 끝까지 참고 견디며 환자를 온몸으로 감싸주는 ‘노력하는 의사’라는 평판이 자자하다.

환자들과의 상담과 치료로 인한 한원장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사랑하는 아내와 운동하고 갑천변을 산책하며 얘기합니다. 그게 제 비법이죠. 그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집사람은 살림꾼이라고 소문날 정도로 살림을 잘해주고 병원 식당일까지 도와주죠. 저에겐 보배 같은 사람입니다.”

입가에 커다란 미소가 그의 행복한 순간을 짐작케 한다. 주말이면 이들 부부는 함께 골프를  즐긴다. 아이들에 관한 얘기, 집안이야기를 하면서 더불어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

한원장은 수영 탁구 테니스 볼링 등 스포츠 마니아인데 아내와 함께하는 골프가 가장 즐겁다. 이들 부부는 1988년 국립 서울정신병원에서 트레이닝 받을 때 진료부장의 소개로 만났다.

“처음 그이를 봤을 땐 정말 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두번 만나면서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이란걸 알게 됐지요. 결혼은 친정아버님의 거의 강제적인 결정때문이었어요. 이 사람만이 너의 배필이라셨지요. 결혼하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아내 최호성(43)씨는 남편과 함께 하는 삶이 무척 행복하단다. 서양화를 전공하고도 아이를 키우고 살림만하는 지금의 생활을 후회한 적이 없는 것도 이 때문. 아이들이 크고 난 다음 진정 하고픈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결혼한지 10년이 지나면 서로 소 닭보듯 사는 부부가 많다지요. 하지만 서로에게 무엇을 해주는게 좋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하고 늘 서로 신경써요. 저희는 부부 중심으로 생활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두아들 현준(18)이와 현우(13)는 어려서부터 모든 걸 스스로 하는 습관을 갖도록 했지요. 다행이 아이들이 책임감 있고, 착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 감사하죠.” 
부인 최씨 역시 항상 웃음띤 표정으로 말한다.

아내 최씨의 말에 장단이라도 맞추듯 한원장도 한마디 거든다.
“사실 그래요. 10년, 20년이 지나도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살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을 갖고 살지요. 아내는 나와 가장 잘 통하고 나와 모든 걸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에요. 아무리 친구가 좋다 해도 아내만한 사람 있습니까?”

/ 민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