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업 돈 벌려면, 기업위주 네트워크 만들어야 ”

대전전략산업기획단 박준병 단장

2006-08-10     이루리 기자

“오랜만에 학교에 갔더니 이제  알아보는 제자도 없습니다. 2년 반 사이 흰머리가 부쩍 늘었어요. 그래도 뿌린 씨앗들 윤곽이 하나 둘    나타나니 힘이 솟습니다.”

한밭대 경영학과 박준병 교수(48)는 2004년 4월, 대전전략산업기획단 단장으로 2년간 파견 근무를 발령받고 시청으로 일터를 옮겼다. 올해 초 약속했던 임기는 끝났지만, 그동안 주도적으로 벌여 온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있어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기획단의 기본 사업비는 10억원. 여기서 인력비 6억원을 제외하면 빠듯한 살림이다. 그럼에도 박 단장은 4대 전략산업과 4대 신성장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시장활성화를 유도했고, 대덕특구 탄생을 위한 기초작업을 마무리했다. 뿐만 아니라 20억 상당의 지역혁신특성화사업이나 30억이 투입되는 전략산업인력양성사업 같은 정부 과제를 과감히 끌어와 성공 모델로 정착시켰다. 학문에 대한 열의를 뒤로 한 채, 2년 반 동안 남다른 사명감으로 대전 산업 발전을 위한 갖가지 디딤돌을 제시한 것이다.
  
이 모든 노력에 대한 박준병 단장의 이유는 간단하다. “대전 산업 풍토가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시장으로 활성화하려면, 기업을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소의 인·물적 자원을 네트워크화 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1. 지역혁신특성화사업
산업자원부가 공모한 지역혁신특성화사업(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에 대전전략산업기획단, 한밭대, 카이스트, 충남대 중 한밭대와 카이스트가 탈락하게 되었다. 20억원이 할당된 만큼, 산자부는 전략산업기획단이 한밭대의 ‘제품 디자인 사업’과 카이스트의 ‘스타 벤처 육성 사업’ 등을 함께 안고 갈 것을 당부했다. 워낙 색깔도 다르고 독립된 과제들이 모인만큼, 지난 1년 동안 운영해 본 결과 첫해에 전국 꼴등을 차지해, 사업비 20억원 중 3억원 이상이 깎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밭대 제품 디자인 사업으로부터 후원받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하이테크클럽이 탄생하는 등 갖가지 성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2차 평가에서는 60점 기준에서 84점을 얻어 지역혁신특성화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2. 하이테크창업경진대회
올해로 2회를 맞은 대덕밸리하이테크 창업경진대회 역시 전략산업기획단의 핵심 사업이다. 올해는 6월에 행사를 열어 81개 후보 중 13개 신생기업 및 예비창업자를 입상했다. 이들은 자금은 물론 특허출원, 디자인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2회 대회의 대상은 ‘매직 기술을 이용한 신약 개발’을 출품한 BT 기업 CGK(대표: 김진환)에 돌아갔다. 또 지난해 1회 입상 업체 12개와 올해 13개를 합쳐 총 25개 업체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업종교류회’에 등록되었다. 내년 하이테크 창업경진대회는 대덕특구와 대전시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3. 전략산업인력양성사업
전략산업인력양성은 산자부로부터 3년간 50억원을 할당받은 사업이다. 대학에서는 보통 교수들이 학생들 위주로 교육하고, 기업체의 직원 교육은 외부 강사 초빙 등에서 한계가 있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벤처인들의 경우 배우고 싶어도 환경이 따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이라 하면, 정부로부터 사업을 따낸 뒤 일단 공고부터 하고 교육생을 모집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대전전략산업기획단은 대전에 있는 800여개 기업 임직원들로부터 시장에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듣고, 거기에 맞춰 필요한 강사진이나 장비 등을 투입하는 쪽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발상 자체가 이상적이기도 하고 전국 최초인 만큼, 대전에 있는 2만8천여 연구원들의 교육 요구를 채집하는데 정성을 쏟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어떤 기자재가 필요한갗를 조사했다. 전략산업기획단은 클러스터 회장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IT, BT, 메카트로닉스, 벤처협회 등의 경우 자체적으로 TF팀을 구성해 교육 기획비로 2천만원씩을 우선 지원받았다. 기초과학지원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연구소의 기자재를 활용해 교육에 앞장서기도 했다. 전략산업인력양성사업은 10월경이면 1단계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산자부는 이 사업이 성공하면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준병 단장 프로필

연세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연세대학원 경영학 석·박사
국립한밭대학교 경상대학 경영학전공 교수(1993~현)
펜실바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벤처창업연구소 객원연구원   (1999.12~2001.2)
대전전략산업기획단 단장(2004.4~현)
대덕특구 기술사업화협의회 운영위원(2006. 4~)
지역산업진흥전문가포럼 위원(2006. 5~)
대전광역시 지역혁신협의회 위원(2006. 2~2008.1)
스타기업육성사업 추진위 위원(2005.2.17)
국가기술혁신특별위원회(2004. 8~현)
대전광역시 중소벤처기업 전문상담위원(2003.11~현)
대전광역시 경제협의회 위원(2003. 8~현)
대덕밸리동북아R&D허브구축단 정책개발 위원장(2003. 3~)
첨단산업진흥재단 이사(2002.12~현)
원자력연구소 연구성과기업화촉진협의회위원(2002.11~현)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자문위원(2002.10~현)

※이메일 : jbpark@hanbat.ac.kr ,   jbpark@ddc.re.kr

진행 홍세희 기자 / 정리 이루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