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명문 서대전고등학교

‘스스로 일어서 역사가 되어라’

2005-09-20     편집국

서대전고 동문회는 매우 조직적이다. 서법패(법조인 모임), 서교회(교직원 모임), 서치회(치과의사 모임)등 직업군별의 모임이야 다른 학교도 있다고 하지만 한서회, 서원회, 둔서회 등 지역별 모임까지 있다. 기수별 모임은 당연히 따로 있다. 이 모든 모임들에 개별적으로 회장과 총무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으며 자기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총동문회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탄탄하고 조직적인 동문회 활동이 가능하다.

동문회에서는 재학생을 위한 장학회를 운영함은 물론 졸업생 중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동문을 찾아 도와주는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게다가 학교를 대신해 핸드볼부의 운영까지 맡아서 하기로 했다니, 서고 동문회는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

한 번에 400~500명은 너끈히 모인다는 체육대회도 봄에는 기수별로 가을에는 지역별로 실시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은사’를 위한 모임이 따로 있는 점이다. 동문회를 중심으로 매달 은사를 자리에 모시고 식사를 함께하는 ‘서원회’는 학창시절 은사님에 대한 은혜를 보답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을 위한 고민까지 함께 해 나가고 있다.

서고 동문회에는 하늘같은 선배가 없다. 대신 친근하고 편한 형님들이 있다. 일선에서 활동하는 젊은 선배들이 동문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고 있다. 그래서 좀 더 실질적이고 조직적일 수 있는 것이다.

옛 추억을 나누는 동문회의 성격을 벗어나 후배를 위해 조금 더 가까이에서 고민하는 그들이 있기에 서대전고는 대전명문에서 전국명문으로 거듭날 야망을 갖는다.
 ‘서고인이여 야망을 가져라!’

김형섭 동문회장 인터뷰
“든든한 동문의 힘 보여주고 싶다”

   
▲ 김형섭 동문회장
현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섭 회장은 2회 졸업생이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다운타운 영화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생업이 따로 있음에도 그는 서고동문회를 생업으로 착각할 만큼 학교일에 헌신적이다. 섬세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이지만 부드러움 뒤에는 천하를 호령하는 CEO의 카리스마가 서려 있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 “배려심이 많아 남이 어려운 것을 보면 아파할 줄 아는 진짜 사나이”라고 한다. 서고 조기축구회의 회장까지 맡고 있는 김형섭 회장은 동문들과 함께 땀 흘리고 또 고민하는 서고의 일꾼이다.

김 회장은 “대학에 진학해서 수백 명씩 되는 다른 학교의 동문회를 보면서 설움도 겪었다”며 “그래서 더욱더 후배들에게 든든한 동문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의 서고 동문회는 임원진의 노고가 없었다면 어려웠다는 그의 겸손함이 청량함으로 다가온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동문회 일을 하는 임원진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금전적 소득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학교를 위해 발벗고 뛰어주는 그들의 마음이 원동력이 된다.

어디서건 ‘서고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 오늘도 그 야심찬 계획을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그를 보면서 소년의 꿈을 지닌 청년을 보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