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영등위 '정조준' 수사 …사무국 직원들 수사 확대

2006-09-05     편집국
아케이드 게임 심의과정 비리 정황 상당부분 포착, 게임 20여개 심의과정 분석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아케이드 게임 심의 과정에서 채점표가 바꿔치기 되는 등 광범위한 비리 단서가 포착됨에 따라 영상물 등급위원회 심의위원뿐아니라 사무국 직원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영상물 등급위원회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검찰은 영등위가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심의과정에서 비리가 저질러진 정황을 상당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게임 심사 과정에선 채점표 조작뿐만 아니라 아예 채점표를 바꿔치기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심의를 통과한 다른 게임의 채점표를 이용해 심의를 받지도 않은 오락기가 합격판정을 받은 것처럼 둔갑된 것이다.

검찰은 이 때문에 현재 게임 20여개의 심의과정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대상에 바다이야기와 황금성뿐 아니라 은하철도 999와 야마토 그리고 오션 파라다이스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성인오락기 심의를 둘러싼 비리가 일부 심의 위원만으로 이뤄지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심의위원뿐 아니라 영등위 사무국 직원까지 조사대상으로 확대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게임업체로부터 심의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홍모씨의 경우 당시 영등위 사무국 부장이었다.

또 업계에선 영등위 직원들이 심의과정에서 2,3천만원은 요구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기도 했다.

검찰은 조금 기다리면 불쏘시개 정도는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이들 가운데 비리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이가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로비단서가 드러나면 즉각 소환조사를 통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빠르면 이번주내에 사법처리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회장에 대한 수사에선 금품로비를 벌인 정관계 인사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김회장이 파손하려했던 USB 메모리에서 새로운 단서를 파악했다.

검찰은 이 메모리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뿐 아니라 제3의 사업을 구상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회장은 제3의 사업은 아직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김회장이 메모리를 파손하려 했던 정황으로 보면 사행성 오락실 등과 관련된 정보가 담겨 있거나 신규사업추진을 위해 정관계에 접촉했던 단서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검찰은 김회장이 바다이야기의 애프터 서비스 업체인 JB넷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해 이 부분에 대한 사실 관계도 캐고 있다.

워낙 방대한 자료가 압수됐기 때문에 검찰은 아직은 자료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관련 자료의 경우 상당부분이 삭제돼 있는 상태여서 복원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 검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특정 업체의 자료 복원을 검찰 소속 전문가들에게 요구하기도 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검찰은 주변을 넓게 훑는 저인망식 수사를 벌여왔지만 이제 조금씩 비리 의혹을 대상으로 정조준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감사원이 현재 감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먼저 충분한 단서를 파악한 뒤 감사결과가 나온 뒤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