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다 지도부 "권력 장악 끝났다"

2006-09-21     편집국
"탁신과 측근 부정축재 수사할 것"…美 · 유럽 · 호주 "태국 쿠데타 정당성 없다"
태국 쿠데타 세력들이 국왕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권력을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은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비판했다.

쿠데타의 지도부인 '행정개혁평의회'는 20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손티 분야랏클린 장군을 행정개혁평의회 의장으로 임명하는 등 지지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쿠데타 지도부는 "태국 국민들은 평온을 유지할 것이며 모든 공무원들은 손티 장군의 명령에 따를 것을 지시했다"는 국왕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권력 장악이 끝났다고 밝혔다.

이들 쿠데타 지도부는 성명을 통해 "탁신 총리는 부정축재를 하고 민주주의를 침해했기 때문에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라고 밝히는 등 탁신 총리와 그 측근들을 사법적으로 처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손티 장군은 기자회견에서 탁신 총리의 엄청난 재산을 몰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부정을 범한 사람들은 법에 의해 처벌받아야한다"고 강조해 탁신 총리 일가족과 그 측근들의 부정축재를 쿠데타 세력의 권력기반 강화 차원에서 다스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손티 장군은 또 "2주안에 임시 헌법을 마련해 새 총리도 임명할 것이며 2007년 10월까지 총선을 치러 민정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천만명의 방콕 시내는 평상시처럼 모든 상점들이 문을 열고 관광객들이 넘치는 등 평온했으며 5백여명의 쿠데타 지지자들은 탁신 총리 제거를 환영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쿠데타 세력은 탁신 정부의 부총리 등 고위 관료들과 일부 정치인들을 체포했으며 수다라트 케유라판 농업장관은 그 가족들과 함께 체포를 피해 파리로 달아났다.

◇ 미국·유럽·호주 등 태국 쿠데타 비난 = 태국의 쿠데타에 대해 미국과 유럽, 호주는 인정하지못한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의 토니 스노 대변인은 "군사 쿠데타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미국은 실망하고 있다"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노 대변인은 "미국은 태국의 쿠데타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면서 "쿠데타 세력들이 하루빨리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군사 쿠데타는 정당성이 없는 것(no justification)이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으로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 "미국은 태국과의 관계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도 "태국의 쿠데타를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군사 쿠데타를 비난해왔으며 과거 아시아에서 일어났던 쿠데타가 출현하지않기를 기대한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은 "군인들은 물러가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게 권력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태국 내부의 문제라면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태국 경제가 좋지만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