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트램시찰단, 18일부터 공식 일정 시작
대전에 접목할 트램 관련 일정 2시간.. '예산 낭비' 지적
2016-04-24 대전인터넷신문기자협회 공동취재
지난 17일 새벽 인천공항을 출발한 13명의 대전시 공무원과 취재진 3명은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해 18일 오전 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드리드 경전철은 '두 가지' 이유로 사실상 트램이 아니고 마드리드 교외에서 마드리드를 연결시켜주는 기차에 가까웠다.
도로와 차단된 별도의 선로를 따라 운행되는 마드리드 트램을 지켜 본 관계자는 "(경전철이기 때문에) 침목을 설치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상 기차"라고 정의 내렸다.
선진지 트램을 배우기 위해 온 공무원들은 마드리드 교외 경치만 구경할 뿐 공부를 하려는 별도의 노력은 없었고 당연히 취재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관광을 마친 트램시찰단은 호텔에서 숙박한 뒤 톨레도로 이동해 '쇼코트램'을 탑승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으나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건 트램이 아니라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끼리 열차'였다.
첫날 일정은 마친 취재진을 포함한 트램시찰단 일부에서 '톨레도 일정은 시찰단 목적에 맞지 않으니 바로 바르셀로나로 가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대전시 관계자는 '예약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반대했다. 공직 사회의 경직된 사고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코끼리 열차 탑승을 마친 트램시찰단은 이후 관광을 마친 뒤 마드리드를 거쳐 저녁 늦게 바르셀로나 도착했다. 당연히 둘째 날도 따로 취재할 '꺼리'가 없었다.
스페인 체류 3일째인 20일 오전이 되서야 바르셀로나 트램을 체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T1'에서 'T6' 까지 체험 계획이 짜여져 있었지만 'T1' 편도 30분만 트램을 탑승, 견학했다.
이후 바르셀로나 트램을 운영하는 회사 ADD로 옮겨 관계자로 부터 트램에 대한 전반적인 브리핑을 들은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트램 탑승 30분, 가이드를 통한 질의응답 1시간, 이게 전부였다.
스페인 체류 중 진짜 트램에 탑승한 유일한 기회였지만 이마저도 대전에 접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로와 단절 된 전용차선으로만 운영되는데다가 대부분 지역의 트램 차선 폭이 12m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후 관광을 마친 트램시찰단은 호텔에 투숙한 뒤 21일 오전 바르셀로나 몬세랏 수도원을 관광한 후 영국 런던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이 같은 관광 위주의 트램시찰단 일정에 대해 대전시 공무원은 '시간과 비용'을 핑계로 내세웠지만 그야말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수록 더욱 치밀한 사전 준비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했어야 한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이번 트램시찰단의 관광 위주 일정이 대전시 트램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문창기 사무처장은 "트램견학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다면 대전시에 접목할 수 있는 트램 구축과 이를 활용한 도시활성화 전반에 대해 체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창기 처장은 "그러나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하지 않고 관광 중심의 연수를 진행했다는 것은 이번 연수에 참가한 공무원들이 트램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로 인해 예산낭비라는 비판 속에 트램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대전시는 이번 연수결과를 조속히 검토하고 이후 진행되는 연수의 실효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전시 트램시찰단의 스페인 방문 결과와 관련 권선택 대전시장이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처방전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스페인, 대전뉴스 김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