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北 핵실험 후폭풍
2006-10-10 편집국
| 국제신용평가사 '북한 핵실험 여파'에 당장 영향 없지만 국제사회 대응따라 변수 |
|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대
혼란을 겪자 경제계는 앞으로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경제계는 당장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대북경협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북 핵실험 증권시장 강타...코스닥 '사이드카' 발동 뉴욕을 비롯한 해외증시 호조로 상승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9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소식이 전해지면서 곤두박질 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2포인트 하락한 1319에 장을 마감했다. 민감한 반응을 보인 개인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서는 등 일부 저가 매수 공세로 하락폭을 줄였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들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 덕에 낙폭이 1% 안팎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 상황은 더 나빴다. 코스닥 지수는 48포인트 떨어진 539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은 장중에 50포인트 이상 폭락하자 '사이드카'가 발동돼 일시적으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북한의 핵실험은 코스닥 시장에 더 큰 파괴력을 발휘했다. 48 포인트 하락한 코스닥 지수는 하락률은 코스피 지수 보다 3.4배나 컸다. 이처럼 코스닥 지수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코스닥 시장 특유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국정감사와 실적 부진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양경식 대신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인 취약성으로 개인의 매매 비중이 높고 마땅한 안전판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은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개인들이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으로 나오면 마땅히 제동을 걸 장치가 없다는 얘기다.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 급등...북핵 여파 금융시장은? 북한 핵실험은 외환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년 10개월만에 최대폭인 14원 80전 폭등한 963원 9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8월28일 964원을 기록한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으로 960원대로 진입한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최대 변수로 떠오른 만큼 달러 매집세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응이 관건이 되겠지만 당분간 저항선으로 작용한 970원선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금융시장의 판도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단발로 끝날 것이란 낙관론에서 금융시장 붕괴란 극단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단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외국인들이 9일 주식을 대량 매수한 데서 나타나듯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정세 변화를 지켜봐야겠지만 북한 핵 문제가 한반도내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정상조업 등 대북 경협사업의 차질이 우려 북한의 핵실험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정상조업은 큰 차질없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북핵실험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악화될 경우 남북경협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아산 김영수 부장은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뒤인 9일 오후 금강산 관광 예약 취소사태는 나타나지 않았고 정부의 방북 승인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시범단지를 포함해 14개 업체가 가동중인 개성공단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이처럼 남북경협의 두 축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에 북한 핵실험 여파가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대북 경협사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재계의 반응은 우려 일색이다. 전경련은 "북한의 핵실험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도발적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밝혔다. 상공회의소는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 저하와 외국인투자가 이탈 등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역협회도 "대북교역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업체들의 의욕을 크게 저하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채로 재계는 북핵실험으로 촉발된 위기 상황이 더 이상화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북한 핵실험 여파'에 큰 영향 없겠지만 국제사회 대응따라 유동적 스탠더드 앤 푸어스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당장 한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북핵실험으로 당장 한국 국가 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도 북한의 첫 핵실험 성공 발표가 한국의 국가 신용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견제 가능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이번 핵실험이 한국의 신용도 관련 펀더멘털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총리주재 '긴급경제상황점검회의' 종합대책 내놔 정부는 9일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경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국내외 금융과 수출 원자재확보 생필품 가격안정 등 5개 분야별로 비상대책팀을 구성해 경제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기관별 긴급대책반도 잇따라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금융·외환시장 상황 점검반' 운영에 들어갔다. 금감위와 금감원의 대책반은 금융시장 동향을 일일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 민간인 무역협회은 비상대책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테스크 포스팀은 수출입동향과 남북경협, 물류, 그리고 외환과 자금시장, 외국인투자기업 동향 등에 일일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