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항공기 도입사업 "감찰조사 착수"

2006-10-16     편집국
면밀한 준비없이 수백억원대 장비 도입사업 추진…"항공기 구입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점 인정"
해양경찰청이 지난해 실시한 수색구조용 터보플롭 항공기 도입사업 입찰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CBS 단독보도와 관련해 해경이 해명자료를 내고 자체 감찰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경의 해명이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비행기 도입사업을 스스로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경은 해명자료를 통해 최종 선정된 A사 항공기가 국내에서 운용된 적이 없는데도 점수가 엇갈렸다는 CBS 보도와 관련해 이 기종을 지난 1980년 대한항공이 도입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CBS가 문제 삼은 것은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수 없는 항목에 점수표가 엇갈렸다는 부분이며 이것은 해경의 해명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만일 해경이 사전에 비행기 운용사실을 알았다면 해경인사 10명이 벌인 채점에서 모두 만점을 줘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또 당초 CBS 취재과정에서도 해경 담당자는 비행기 운용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기가 국내에서 운용된 적이 있었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운행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또 "최종 선정된 A사의 편의를 위해 인증항목을 유럽항공안전기구인 EASA 로 변경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영국감항당국인 CAA가 유럽으로 통합돼 그런것으로 특정업체 밀어주기가 아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만일 해경의 해명이 맞다면 애초에 CAA는 들어갈 이유조차 없는 항목이다.

들어갈 이유가 없었던 CAA 인증 항목을 넣은 것이 해경의 말처럼 잘 몰라서 그랬던 것이라면 기술검토가 나름 전문가들로 이뤄졌다는 해경의 해명은 들을 필요조차 없다.

CBS 취재과정에서도 해경측은 "사실 제일 큰 문제는 항공기 전문가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티코 기사한테 고속버스 사와라 하니 사야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면밀한 분석작업이 부족했다" 라며 스스로의 한계를 밝힌 바 있다.

다행인 것은 해경이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가지 의문점들을 수용하고 자체 감찰조사를 거쳐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해경측은 "구입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이 보도를 계기로 문제점에 대해 다시 검토해 비행기 도입관련 재심의를 실시하고 장비장착에서도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해경의 수색용 항공기 도입사업은 수백억원의 혈세가 소요되는 국가사업이 더이상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