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700원대로 하락, 수출업체 '비상'

2006-10-17     편집국
종가 700원대 기록...97년 이후 8년 11개월만에 처음
원엔 환율이 9년만에 700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들어 원엔 환율이 장중 한때 700원대로 떨어진 적은 3번 있으나 종가가 700원대를 기록한 것은지난 97년 11월14일 784.30원 이후 8년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엔 환율 하락은 엔화의 약세를 원달러 환율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아베 총리 내각이 엔화 약세를 선호하는데다 외국환평형기금에 대한 국정감사 영향으로외환 당국의 시장 방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시장 관계자들은앞으로 원엔 환율이 추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는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일본의 정책과 북핵문제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미국과 유럽이 엔화 약세 현상에 대해견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원엔 환율의 하락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수출 기업들의 탄식이 커지고 있다.

원엔 환율의 하락으로 일본제품과 비교한 가격경쟁력이 약해졌고이에따라 일부 해외시장에서 우리제품 가격이 일본제품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현상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건설용 기계를 만들어 미국과 유럽,중동시장에 수출하는 C사 조 모 사장은 "일부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일본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 역전이 생겨 대책마련에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가 미국시장에 수출하는 한 제품은대당 만 3천 5백 달러일때 일본제품은 만 6천 달러가 넘어 나름대로 가격 경쟁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제품 값이 만 5천 달러로 오른 반면일본 제품은 만 3천 달러 수준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 업체는 올해 미국 시장에이 건설장비를 한대도 팔지 못했다.

엔저는 일본과의 무역보다는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미치는 파괴력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엔저로 일본의 가격 경쟁력은 상승하지만우리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상위 50대 품목중 일본제품과의 경합은2천년 29%에서 지난해에는 51%까지 늘었다.

무역연구소 신승관 박사는"원엔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 가격경쟁약화로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엔화의 움직임을 감안해원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선제적 대응노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는18일 재경부와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관계부처 합동으로 1차 대책회의를 갖고지원방안을 논의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단 수출 중소기업을 방문해구체적인 애로 사항을 들은 뒤다음달 초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환율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비가격적 요소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앞서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최근단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수출 경쟁력이 약화된 수출기업들의 품질 등비가격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