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프로야구 200승 기록한 송진우 선수(한화) 아내-정해은 씨
지난 8월 29일 광주구장, 송진우(40·한화)선수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개인통상 2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가 1989년 4월 12일 프로데뷔를 한 이래 18년 만에 이룬 쾌거다. 송진우 선수가 이뤄낸 한국 프로야구 최초 200승 신화는 각종 언론에 회자되고 200승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코너가 시시각각 마련됐다.
200승의 소식과 함께 송진우 선수의 아내가 운영하는 대전 도룡동의 한식집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축하 화환에 걸려오는
전화통은 끝날지를 모르고 울려댄다.
“내조한 게 별로 없어요. 그냥 식사차려주고 말다툼 안 해서 경기에 지장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뭐
이정도죠. 생각보다 많은 유명세에 부담스럽기도 한 그녀이지만 인터뷰 바로 전 송진우 선수와의 통화가 귀에서 맴돈다.
“진우씨가 200승을
달성한 후라 그런지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어요. 200승을 목전에 두고 힘들어했었는데…”
“200승 후 진우씨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어요”
정해은(36)씨는 한남대 미대 4학년 재학시절 지인을 통해 송진우 선수를 만났다. 그 후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꽃피워 갔다. 순진해
보이면서도 소탈한 모습의 송진우 선수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1년 후 그녀는 송선수와 결혼했다.
“남편으로서 90점
이상이에요.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요. 10여년 이상 같이 살아온 남편이지만 크게 마음 상하게 한 일 없고 성실한
모습이 남편으로서도 참 멋지고 자랑스러워요.”
확신에 차있는 정해은씨의 모습에는 남편에 대한 존경이 묻어있다. 송진우씨는 사랑
표현에 있어서는 미흡한 평범한 가장이지만 각종 언론 인터뷰 때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 특히 아내 정해은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때면 새삼
정해은씨의 마음이 뭉클해 진다.
“표현은 못 해도 마음속으로 항상 고맙다고 생각해 왔었구나.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투수는 외롭게 싸워야 한다네요.”
운동선수에게는 누구나 때가 되면 슬럼프가 오게 마련이다. 그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좋은 선수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진우 선수는 지난 97, 98년 부진한 성적으로 선수생활의 막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뇌한 적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가족들은 돕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도와줘도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고. 그래도 그 시절을 잘 이겨낸 송진우 선수가 정해은씨는
고맙단다.
송진우 선수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투수는 외롭게 싸워야 한다”는 것. 강인함을 필요로 하는 투수는 언제나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 송진우 선수는 아무리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친구들과 어울려 스트레스를 풀거나 술을 먹지 않고 집에 일찍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몸관리를 한다고. 그래서일까? 자기관리를 우선으로 해 20살부터 이어온 70~73kg 몸무게를 계속 유지해오고 있다.
송진우 선수는 1989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의 옛 이름)에 입단한 이후 그 흔한 구단 영입제의도 마다한 의리의 사나이다.
아무리 많은 연봉제의를 받아도 고향을 등지긴 싫었다고. 18년간 한화에서 몸을 담은 그는 이제는 ‘의리의 사나이’, 한화의 ‘보물’로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두 아들이 아빠 닮길 바래요.”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다는 두 아들은 각각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첫째 아들은 3년째, 둘째 아들은
1년째 학교 야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빠의 대를 이어 또 다른 미래의 야구 신화를 준비하고 있는 참이다. 정해은씨는 몇 년 후 한화 구단에서
송진우 선수와 두 아들이 같이 활동하는 날을 그려보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
“야구를 배우는 두 아들이 몇 년 후 한화에 입단하는 생각도
하죠. 그러면 ‘아이들이 아빠와 야구를 함께 할 수 있겠구나~’ 이런 기분 좋은 생각을 해요. 또 다른 사람이 아니고 우리 두 아들이 커서
아빠의 200승 기록을 달성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정해은씨는 돌아오는 겨울 가족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정말 오랜만의 가족여행이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야구 많이
사랑해주세요.” 정해은씨는 독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송진우 선수의 프로야구사상 최초 300승 기록도 기대해 보며 송진우선수 가족의
단란한 가정 앞으로도 잘 이루어 나가기를 바란다.
/ 정양화 기자 figaro3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