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인상논란…서민들만 '벌벌 떤다'

2006-11-21     편집국
연탄 배달업자들 중간서 연탄 묶어두고 시중가보다 고가에 팔아…소량 배달거부·고지대 추가비 요구까지
본격적인 겨울 추위를 앞두고 연탄을 준비해야 하는 저소득층 가구들은 최근 비상이 걸렸다.

조만간 연탄 가격이 오를 것이란 소문에 상인들이 소량 구매자들에게 연탄을 배달해 주지 않거나 일부 고지대에서는 배달료를 포함해 비싼 값에 연탄이 거래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역 주변 쪽방촌에 사는 김모 할머니는 겨울 추위를 앞두고 난방비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까지는 한 장에 350원씩 주고 연탄을 구입했지만 조만간 연탄값이 오를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연탄값이 50원만 오르더라도 한달에 3백장씩 모두 1천2백장의 연탄이 필요한 김 할머니는 연탄값으로 6만원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소득이 적은 쪽방 주민들에게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김 할머니는 "연탄값 오른다는 얘기에 다들 걱정"이라며 "쌓아 놓을 곳이라도 있으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서 한 곳에 쌓기라도 할텐데, 쌓아놓을 곳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상인들은 연탄값 인상에 따른 가격차익을 노려 소량의 연탄 배달을 거부하거나 일부 고지대에서는 배달비를 추가로 요구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 회장은 "장당 350원에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고, 시중에는 연탄가격이 오른다는 소문이 쫙 퍼져 연탄 배달업자들이 중간에 딱 묶어 놓고 있다"면서 "고지대에서는 연탄값이 4백원에서 5백원이나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이 연탄값 인상 소문에 이처럼 애간장을 태우고 있지만 정부는 가격 변동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산업자원부 박현종 사무관은 "정부가 (연탄가격을)올릴 필요성이 있다고 계속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가격 인상 얘기가 나오는 것이겠지만 (연탄가격을)올릴지 안올릴지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아직 안섰다"고 밝혔다.

연탄값 인상 소문으로 인한 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부가 연탄값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