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의원,전국 항만 CCTV 절반 형체식별조차 어려

“화질기준도 없는 CCTV로 항만보안 기본부터 흔들려”

2016-09-27     김거수 기자

전국 31개 항만에 설치된 CCTV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관찰대상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려운 50만화소 미만인 것으로 드러나 항만보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천안을)이 입수한 '2016년도 항만보안장비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1개 항만(국가관리무역항 14개, 지방관리무역항 17개)에 설치된 CCTV 4,736개 중 2,415대(51%)가 50만화소 미만의 성능을 보유한 기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50만화소 미만 CCTV가 가장 많은 곳은 ▲인천청(624대, 전체 대비 67.5%) ▲평택청(387대, 65.3%) 순으로 나타났다. 또 50만화소 미만 CCTV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군산청(154대, 94.5%), ▲울산청(355대, 8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연한을 넘긴 노후장비도 6.4%인 304대에 달했다. 부산청이 130대로 가장 많았고 군산청은 전체 163대 가운데 17대(10.4%)로 노후기기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박완주 의원은 “우리나라의 관문인 항만에서 보안의 기본인 CCTV 절반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항만보안이 기본부터 흔들린 탓에 53명이 밀입국을 시도하고 63명이 행방불명되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무단이탈 38건 ▲행방불명 35건 등 항만보안사고가 총 86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항만보안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박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항만보안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항만 울타리를 넘는 등의 수법으로 밀입국을 시도(무단이탈)한 외국인이 53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입항보고서와 출항보고서를 대조한 결과 63명이 행방불명된 것으로 나타났고, 바다를 통해 도주한 흔적이 발견된 사례도 네 건 발견됐다.

특히 작년에만 무단이탈 18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2011~2014년에 발생한 무단이탈 보안사고건수를 합친 수보다 많은 수준이다. 항만보안이 점점 더 취약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어 박 의원은 “해양수산부는 저화질 CCTV를 조속히 교체할 수 있도록 예산 및 사업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어린이집에 고해상도급 이상의 CCTV를 설치하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CCTV 화소수 기준을 130만으로 상향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의 사례를 살펴 항만보안장비인 CCTV의 화질기준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제도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