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갈라서려나?
2006-11-28 편집국
| 김의장 대통령 만찬 초청 거부…'여야정 정치협상회의' 문제 두고 정면충돌 |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청와대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제안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노무현 대통령은 27일 김근태 당의장 등 여당 비대위원과 상임고문 등 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근태 당의장이 여당과 상의없이 한나라당에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만찬 참석을 거부하면서 모임은 취소됐다. 여당 당의장이 대통령의 만찬 초청을 거부하면서 당청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시키려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계개편 방향에 원칙이 빠졌다며 서로를 불신하는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김근태 당의장의 한 측근은 "이번 만찬회동 거부는 노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이 당의장과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친노직계 의원 등을 개별적으로 부르는 등 정치에 개입하며 사실상 계파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부연설명도 했다. 실제로 김근태 의장은 전효숙 헌법재판 소장 임명동의안 문제 등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독대를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번번히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의 시각은 180도 다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하기 하루 전인 25일 당정청 수뇌부 4인 회동이 열리자 마자김 의장이 '당과 함께 갈거냐 말거냐', '주례회동을 할거냐 말거냐'는 등의 서너가지 질문을 대통령에게 전하라는 말만 건넨 뒤 일방적으로 회동장소를 떠났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노 대통령과 김 의장 사이가 틀어진 것은 청와대 만찬회동 초청을 거부한 27일보다 이틀이 앞선 최후통첩성 질문을 대통령에게 던진 25일이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김 의장의 독대요구에 대해서도 "원내대표간 합의사항도 지켜지지 않는 마당에 당의장 혼자만 만나서 얘기해 봤자 무슨 실효가 있겠냐"며 김근태 의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양쪽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김 의장의 청와대 만찬회동 거부와 '4인회동'에서의 발언은 김근태 의장이 '대권주자'로서의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여당 의원들 정서 저변에 깔려있는 노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배경으로 당청관계에서 당우위를 확보히 보장받고 이를 바탕으로 대권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인 것이다. 하지만 김근태 의장의 '승부수'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당내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과 함께 김근태 당의장의 리더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김근태 의장의 행보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눈치다. 앞서의 청와대 관계자는 '그 양반'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김근태 의장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의 한단면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당청 관계뿐 아니라 노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 사이가 벌어진 데에는 두 사람 사이의 뿌리깊은 감정적 앙금도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나 후단협이 당시 노 후보를 흔들 당시 두 사람은 정치적 행보를 달리했다. 이런 '감정'들이 쌓인 결과 때문인지 참여정부들어서도 두 사람은 사사건건 대립했다. 2004년 4.15 총선직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김근태 의장은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하며 이에 반대하던 노 대통령에게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논쟁해 보자"고 말하기에 이른다. 그 해 11월에는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쓰려하자 김 의장이 "국민동의와 지지를 받고 사용해야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런가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10월 중국산 납김치 파동때 "추상적·원론적 대책을 보고하는 것에 그쳐서는 곤란하다"며국무회의에서 김 의장을 공개 질책하기도 했다. 가깝게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김병준 교육부총리 사퇴 문제가 불거졌을 때 김 의장을 필두로 한 여당이 끝까지 보호해주지 못했던 부분도 노 대통령으로서는 여간 서운한게 아니었을 것이다. 이래저래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은 서로에 대한 감정의 앙금들이 쌓여 오다가 당.청이 어려울 때 상호간에 힘이 되지 못하고 결별의 수준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청와대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제안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