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을 멎게 하고 관절염을 치료하는 "쇠무릎"
옛날 중국 하남성(河南省)에 약초로 뼈와 근육을 강하게 하고 간장과 신장병을 치료하는 명의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자 의술을 전수하기로 하고 제자들의 집을 방문하여 며칠씩 거주하면서 제자들의 본심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늙은 스승의 남루한 옷차림과 재산이 없다는 것을 알게된 후부터는 스승을 냉대하고 무시하였지만 유독 제일 어린 제자만이 온갖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모시자 스승은 그동안 연구했던 약초 비방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 제자는 후에 스승처럼 존경받는 명의가 되었는데 이 고사에 나오는 약초가 바로 쇠무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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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무릎은 줄기가 소의 무릎과 비슷하여 우슬(牛膝), 소의 다리처럼 생겨 우경(牛莖), 학의 무릎 같다하여 학슬(鶴膝), 뼈를 붙이는 풀이라 해서 접골초(接骨草), 정력이 백배나 강해진다고 하여 백배(百倍), 쇠물팍, 쇠무릎풀, 쇠무릎지기, 고장근(苦杖根), 대절채(對節菜), 계교골(鷄膠骨), 회우슬(懷牛膝), 홍우슬(洪牛膝), 산현채, 마청초, 우실, 우슬파 등으로 불리운다. 한약명으로 뿌리를 우슬(牛膝), 잎을 우슬경엽(牛膝莖葉)이라고 하며 북쪽보다 남쪽지방에 자생하는 것이 뿌리가 굵고 실하다. 쇠무릎은 우리 선조들이 식용, 약용으로 활용해 왔는데 이른 봄 어린잎을 살짝 데쳐 무쳐 먹거나 밥을 지을 때 위에 얹어 쪄서 먹었던 나물이자 간장과 신장을 강하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약초이다.
쇠무릎뿌리는 식물호르몬의 일종인 에크디스테론(ecdysterone), 이노코스테론(inokosterone),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산, 사포닌, 칼륨염, 호박산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정력을 보강하고 자궁수축을 증강시켜 자궁의 흥분작용을 도우며 진통작용이 강해 노인성 무릎, 관절, 허리 통증을 개선하고 심장기능을 강화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준다. 임상실험에서도 항균, 이뇨, 혈당강하, 간기능 개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작용이 강하게 나타났다. 「향약집성방」에는 어혈이 뭉치면서 관절통증이 심할 때는 생것을 그대로 말려 쓰고 나이가 많아 뼈와 근육의 힘이 약해져서 생긴 신경통, 요통에는 술에 담갔다가 쪄서 말려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쓰여 있다.
☞ 쇠무릎뿌리는 어떻게 손질할까요? 뿌리가 달린 꼭지부분을 잘라 버린 후 그대로 사용하거나 5~10㎝ 길이로 잘라 말려 쓰고 술로 법제할 때는 20% 이상의 술에 5시간 이상 불린 다음 찌거나 씻어 말린다.
쇠무릎은 잎, 줄기, 뿌리 전체를 약재로 쓸 수 있으며 생즙, 술, 발효액, 식혜, 조청, 환을 만들어 사용한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잎과
줄기를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뿌리를 채취하여 잘게 썰어 말리거나 35도술에 담가 3개월이 지난 후 건더기를 버리면 정력에 좋은 우슬주가
된다. 뿌리를 진하게 달이면 옅은 황색물이 우러나오는데 엿기름을 넣어 식혜, 조청을 만들어 먹어도 된다. 뿌리, 줄기, 잎을 말려 가루 내어
환을 만들거나 생것을 흑설탕에 1:1 비율로 섞어 3개월 동안 숙성시키면 발효액이 된다.
「동의보감」에는 쇠무릎에 대해 “성질은
평하고 맛은 시고 쓰며 독이 없다. 한습(寒濕)으로 위증과 비증(痺證)이 생겨 무릎이 아파서 굽혔다 폈다 하지 못하는 것과 남자의 음소증(陰消證
당뇨병), 노인이 오줌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골수를 보충하고 음기(淫氣)를 잘 통하게 하며 머리카락이 희지 않게 하고
음위(발기부전)와 허리, 등뼈가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유산시키고 월경을 통하게 한다”라고 쓰여 있고 「의학입문」에는 “12경맥을 도와주며 피를
잘 돌게 하고 생기게 하는데 모든 약 기운을 이끌어 허리와 넓적다리로 내려가게 한다. 허리나 다리가 아픈 병에는 반드시 이 약을 써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쇠무릎은 밭이나 논둑 등 척박한 곳을 가리지 않고 무리 지어 자라고 가을이 되면 지나가는 사람의 옷자락에 열매가 붙어 잘 떨어지지 않아 고약한 풀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신경통, 요통, 관절염 등 각종 뼈 질환에 신통하리만큼 잘 듣는다. 해발 500~800m의 산속에서도 군락을 이루고 자라기도 하므로 오염된 인가주변이나 밭이 아닌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것을 채취하여 약재로 활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굳이 재배를 하고자 하면 가을에 씨가 여물었을 때 포기채 베어 말려 씨를 털어 놓았다가 이듬해 봄에 부식질이 많고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뿌리면 새순이 올라온다. 단 쇠무릎은 임신중절 작용이 있으므로 임산부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쇠무릎은 성기능이 쇠퇴한 노인성 요통, 하반신 무력증, 마비에 좋다.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잘게 썰어 말려 1일 20~30g을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1일 3회 3~5g을 복용한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시리며 폈다 굽혔다를 하지 못할 때는 쇠무릎뿌리와 토사자(새삼열매) 각 40g을 술에 1일정도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가루 내어 환을 지어 1일 3회 20~30알씩 복용한다. 가을에 뿌리 생즙을 내어 먹어도 되는데 몹시 쓰므로 술이나, 식혜, 청국장, 조청을 만들어 복용한다.
쇠무릎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간장을 보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므로 다리와 무릎 관절이 붓고 아픈 풍습성관절염, 류머티스관절염, 퇴행성관절염, 골관절염, 신경통, 근육통, 타박상, 학슬풍(鶴膝風 무릎관절이 아프고 부으며 다리에 살이 여위어 마치 학의 다리처럼 된 병증)에 좋다.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1일 20~30g을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1일 3회 3~5g을 복용한다. 쇠무릎뿌리와 독활뿌리를 10~20g씩 섞어 달여 식전에 복용하거나 쇠무릎뿌리와 오갈피나무 줄기나 뿌리 20g을 함께 달여 1일 3회 공복에 먹는다.
당뇨병으로 인해 기력이 쇠약하거나 갈증이 심하고 몸이 야위며 소변이 자주 마려울 때, 갑상선기능창진증 등에 좋다. 뿌리 5냥(187.5g)을 생지황 생즙 5되(9,000㏄)에 담가 낮에는 햇볕에 쬐고 밤에는 그냥 두어 물기가 다 말라 없어지면 환을 지어 1일 3회 30알씩 공복에 복용한다.
쇠무릎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강해 고혈압으로 인해 생긴 두통과 어지럼증, 눈앞에 별이 아른거리는 증상에 사용하는데 뿌리를 1일 10~20g씩 달여 먹는다.
본초강목에는 여성이 처음 성생활을 한 다음부터 음부가 계속 아프면 뿌리 80g을 술에 달여 먹도록 적혀 있다. 뿌리를 1일 10~20g씩 달여 먹어도 된다.
쇠무릎뿌리를 1일 20~30g씩 달여 먹거나 뿌리 300g을 35도 술에 담가 3개월이 지나면 건더기는 버리고 취침 전에 소주잔으로 한잔씩 음용한다.
본초강목에는 오줌이 잘 나오지 않고 음경속이 아플 때 술에 달여 공복에 먹도록 기록되어 있다. 소변줄기가 가늘고 소변량이 적으면서 시원스럽게 나오지 않거나 요로결석에는 뿌리를 1일 20~40g씩 달여 먹는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기혈이 고르지 못해 생기는 월경불순, 생리통, 생리가 없을 때, 산후에 얼굴·손·발이 붓고 부석부석하거나 산후복통, 자궁무력증에 좋다. 뿌리를 청주에 하루정도 담갔다가 꺼내 볶아 가루 내어 환을 지어 1일 3회 20~30알씩 복용한다. 산후에 태반이 나오지 않을 때는 뿌리 300g에 아욱씨 1홉을 물 9되에 달여 먹는다.
쇠무릎뿌리를 7~8㎝ 길이로 잘라 증기로 찐 다음 한쪽 끝을 실로 묶어 자궁 안에 넣으면 자궁수축 작용으로 인해 임신중절이 된다. 임신 4개월 이전일 경우 뿌리 1~2개를 넣었다가 24시간이 지나면 새 뿌리로 교환한다.
쇠무릎은 지혈작용이 있어 기능성 자궁출혈, 토혈, 코피가 멈추지 않을 때도 좋다. 뿌리를 1일 30~40g씩 달여 먹는다.
쇠무릎뿌리 생것 80g을 잘게 썰어 술 300㎖와 물 300㎖를 섞어 은근하게 달여 1/3이 되면 찌꺼기는 버리고 꿀을 넣어 1일 3회 공복에 먹는다. 여름에 누리장나무 잎과 잔가지 40g을 달여 함께 먹으면 효과가 더 빠르다.
쇠무릎뿌리를 깨끗이 씻어 짓찧어 환부에 붙인다. 부스럼이 곪아터지면 뿌리 껍질을 긁어 버리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터진 구멍에 집어넣는다.
두드러기는 내·외적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피부 혈관반응으로 심한 가려움과 함께 온몸에 급속하게 퍼지는데 두통, 설사, 천식과 같은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1일 3회 3~4g씩 복용한다.
귀안이 붓고 아프며 진물이 나올 때는 뿌리로 생즙을 내어 1일 2~3회 귀안에 바른다.
3세가 지난 어린이가 밤에 오줌을 가리지 못할 때는 뿌리 40g을 달여 1일 3회 빈속에 먹이는데 1주일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
쇠무릎은 피부가려움증, 복수가 찰 때, 중풍, 몸살, 해열, 각기, 어혈, 삐었거나 운동 후에 관절이나 골절 및 근육통에 나타나는 동통, 양기부족, 기관지염, 유선염, 산모가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변비에 좋다.
| ■ 지산 배종진은 누구? 1956년 백두대간의 줄기인 함양 백운산과 전북 장안산아래 번암면 동화리에서 태어나 어른들로부터 야생열매와 약초를 채취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랐다. 현재까지 산을 벗삼아 생활하고 있는 산꾼으로 2004년부터 여러 잡지에 ‘약초의 효능과 활용법’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고 대학원에서 ‘산야초감별법’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실생활에 유익한 토종약초 활용법’,‘백두대간 약초산행’,‘약초생활’등이 있다. 자생약초 연구가, 지산약초원 원장,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원 제약학과 박사과정 수학 중이며 성균관대학교 경기의약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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