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둔재들의 예술, ‘나도 할 수 있다!’

불멸의 이순신 저자 김탁환의 문학이야기

2005-10-10     이덕희 기자

대전시 서구청(청장 가기산)이 주최하는 서람이 문학아카데미 두 번째 강좌가 지난 9월 21일 진행됐다. 소설가이며 한남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인 김탁환 씨가 강사로 섰다. 그는 ‘문학과 나의 글쓰기’를 주제로 2시간 동안 문학에 대해 풀어놓았다.

TV 드라마로 방영돼 화제를 모았던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자로 알려진 소설가 김탁환.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의 부재 그 매혹에 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문을 연 김탁환 교수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는다. 28세에 해군소위로 입대한 김탁환 교수는 혼자 진해에서 자취생활을 했다. 6시 퇴근을 하면 혼자 술을 마시거나 밤거리를 배회하며 적적함을 달래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글이 너무 잘 써져 10시간 동안 화장실도 안가고 앉아 있었던 밤이 있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글을 쓴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경험하고, 이제부터 제대로 글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탁환 교수는 글쓰기를 두고 ‘둔재들의 예술’이라고 비유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매일매일 쓰는 사람이 결국에는 좋은 작품을 쓰게 된다는 것.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좋은 작품을 쓴다. 문학은 조각가가 돌을 다듬듯 언어를 다듬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일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교수는 자신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매일 글쓰기’를 강조한다. 그는 지금까지 10년 동안 매일 3시간씩 글쓰기를 해왔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글쓰기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는 이순신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그와 관련한 기존의 소설을 물론 역사서적, 지도서까지 모든 내용을 섭렵했다. 한 분야에 대해 글을 쓸 때 관련서적 100권 가량을 구입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음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정리맨이 되자’는 것이다. 등장인물의 캐릭터 노트와 줄거리 노트, 약점과 단점 노트까지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100문 100답을 통해 명확한 성격을 정립하면 좋다.

강좌가 끝난 후, 정춘연(58·서구 가수원동)씨는 “글을 쓰는 순서 등 글쓰기의 방법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구한 삶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윤영숙(43·탄방동)씨는 “지난해 아카데미 때보다 더 내실 있다. 소설쓰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 나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람이 문학아카데미는 무료 참석이며, 10월 일정은 다음과 같다. ▲5일 2시 김희재 ‘공공의 적을 찾아서’ ▲12일 2시 박규채 ‘생각하며 사랑하며’ ▲19일 2시 한자이/이승재 ‘정가를 배워 봅시다’ ▲26일 2시 김진명 ‘동북공정과 우리의 과제’

문의  ☎042-611-6131